정의론
존 롤즈 지음, 황경식 옮김 / 이학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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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정당성 개념의 형식적 제한 조건(constrains of the concept of right)
 이것은 목록을 제시할 때의 정당성개념의 형식적 제한 조건이다. 원초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상황은 몇 가지 제한 조건을 반영하고 있다. 롤즈는 이에 대해‘그들에게 주어진 대안들이나 그들의 여건에 대한 지식은 여러 가지로 제한되어 있다. 이러한 제한 사항들을 정당성 개념의 제한 조건이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정의의 원칙만이 아니라 모든 윤리적 원칙들의 선택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이 다른 덕목들에 대한 원칙들을 받아들이게 되는 경우에도 이러한 제한 조건들이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 조건은 다섯가지로서 ①일반성, ②보편성, ③공지성, ④서열성, ⑤최종성이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①모든 원칙은 일반적(general)이어야 한다. 즉 그 원칙은 고유명사나 특정한 설명이 감추어진 것임을 직감적으로 알게 되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서 정식화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 진술에 사용된 술어는 일반적 성질이나 관계를 표현해야만 한다.

 ②원칙들은 그 적용에 있어서 보편적(universal)이어야 한다. 원칙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그들이 도덕적인 존재라는 이유로 적용되어야 한다. 그래서 롤즈는 각자가 이러한 원칙들을 이해하고 그것들을 일의 분별에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그 원칙에 따라 행동하게 될 것이므로 자기 모순적이거나 자기 파괴적인 원칙들은 제외된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이 다른 원칙을 준수할 경우에만 합당하게 따를 수 있는 그런 원칙 또한 용납될 수가 없다. 즉 모든 사람들이 그것에 따르는 결과에 비추어서 그 원칙들이 선택되어져야 한다.

 일반성과 보편성은 각기 다른 조건들이다. 예를 들면, 일인 독재라는 형식에 있어서의 이기주의는 보편성을 만족시키지만, 일반성은 만족시키지 못한다. 모든 사람이 이러한 원칙에 따라서 행동할 수 있으며 독재자의 이익이 무엇인가에 따라 그 결과가 어떤 경우에는 전혀 나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는 반면에 인칭대명사(명사)가 일반성이라는 첫째 조건을 어기고 있다. 또한 일반적이라 해도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다. 제한된 특정한 계층의 개인, 예를 들어, 머리 색깔, 계급상의 지위등 특수한 생물학적 혹은 사회적 특성에 의해 선정된 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만들어 질 수 있다.

 ③세번째 조건은 공지성publicty이라는 것으로서 이는 계약론적인 입장으로부터 자연히 생겨난다. 당사자들은 자기들이 공공적 정의관을 위한 원칙들을 선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만일 그 원칙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합의의 결과인 경우에 모든 사람들은 그러한 원칙들에 관해서 자신들이 알게 될 모든 것을 다 알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공지성과 보편성과의 차이는, 즉 보편성은 모든 사람이 그 원칙에 대한 지적인 이해를 갖고 규칙적으로 따르는가의 여부를 기초로 해서 원칙들을 평가하게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하나의 원칙을 이해하고 따를 수 있으면서 이러한 사실이 널리 알려지지 않거나 분명히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공지성이라는 조건의 요점은 당사자들로 하여금 어떤 정의관을 공공적으로 인정되고 충분히 유효한 사회생활의 도덕적 헌장으로서 평가하게 한다는 점이다.

 ④정당성의 개념이란 상충하는 요구들의 서열을 정해주어야 한다.

이러한 요구 조건은 정당성의 원칙의 역할이 대립적인 요구를 조정하는 것이라는 사실로부터 바로 생겨난다.

 ⑤최종성(finality)이라는 조건이다.

당사자들은 원칙들의 체계를 실생활의 판단에 있어서 최종적인 것으로 평가하게 된다. 요구들을 뒷받침할 논증이 도입하게 될 더 이상의 고차적인 기준이란 없으며, 그러한 원칙들로부터 성공적으로 추론한 것이 결정적인 것이다. 전체 체계에 의거한 실제적인 추론 과정이 그 결론에 이를 경우에는 문제가 해결된다는 뜻에서 그 전체 체계는 최종적이다.

 이상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즉 정당성의 입장은 형식에 있어서 일반적이고 적용에 있어서 보편적이며 도덕적 인간들의 상충하는 요구의 서열을 정해주는 최종적인 심판이라는 것이 공공적으로 인정되는 원칙들의 체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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