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학 - 세계의 고전 사상 7-004 (구) 문지 스펙트럼 4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이상섭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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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학』은 읽고 이해하기에 만만한 상대는 아닌 듯하다. 개인적으로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4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첫 번째는 『시학』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바탕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의 집필 의도는 ‘앎’ 혹은 ‘지식’의 문제와 연관되는 것인데,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의 바탕을 안다면, 그 의도를 좀 더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고, 전체적인 내용구조도 파악할 수 있게 해주어서 전체적인 내용을 따라가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시학』은 플라톤 철학의 내용도 요구한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플라톤의 예술가에 대한 위치 및 의미, 곧 시인에 대한 위치 및 의미와 대립적으로 비교되어서 설명되기도 하는데, 그것은 세계관에서의 차이, 즉 철학에서의 차이로부터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플라톤과의 차이를 비교해보면 좀 더 확연하게 내용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당시 문학적 내용도 요구한다는 것이다. 『시학』에서는 당시의 작품을 사례로 제시하기도 하고 평가를 내리기도 하는데, 생소한 작품의 제목과 그리고 이와 연결된 용어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시학』은 전체적인 구조와 내용이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이것은『시학』이 2부로 구성되어 있었다는 다소 확실한 추정속에서의 나머지 내용의 유실과 후세의 편집자들의 편집문제, 판본에 대한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이 세 가지가 나에게는 없고 텍스트 자체도 불완전하다보니, 나에게는 어려울 수 밖에.....

(『시학』의 문헌상 문제,  즉 A원고, B원고, 라틴어 원고, 아랍어 원고와 관련된 내용은 [이상섭 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연구』, 문학과지성사,pp147-149참조] 를 참조하면 될 듯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생애를 조금이라도 살펴보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스타게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BC384년에 태어났다. 17세 되던해에 아테네로 가서 플라톤의 아카데미아 학원에 등록했으며 이곳에서 20년간을 보냈는데, 아카데미아에서 뛰어난 평판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플라톤의 방식을 따른 대화편을 많이 저술했으며 플라톤의 형상론을 긍정했지만, 이후에 형상론을 혹독하게 비판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보다 수학에는 더 적은 열성을 보였고 경험적인 자료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사고방식이 생동하는 자연속에 뿌리박아야 한다고 생각하였으며 반면에 플라톤은 사유의 세계를 변화하는 사물들의 세계와 분리시키면서 이데아와 형상들에게 참된 실재를 부과했다. 양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으며 플라톤이 죽을 때까지 아카데미아에 있었다. 그러나 플라톤의 영향은  플라톤의 죽음과 함께 종말을 고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BC348-47년경에 아카데미아를 떠나 헤르메이아의 왕의 초청으로 아소스에서 3년간 저술하고 탐구하였으며 이후 레스보스 섬으로 건너가 생물학의 탐구 특히 해양생물의 다양한 생태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다. 그 후 BC343-42년에 마케도니아의 필립대왕의 초청으로 13세의 알렉산더를 가르치게 되는데, 이때 미래의 통치자의 스승으로서 정치학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필립대왕이 죽은 후 BC335-34년에 아테네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 때부터 가장 생산적인 시기가 시작되었다. 이 때 리케이온의 숲속에 있는 자신의 학원을 세웠는데, 거닐면서 토론했다고 하여 소요학파(逍遙學派)라고도 한다. (사무엘 스텀프, 서양철학사, 이광래역, 종로서적, 참조)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식의 문제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인간은 본래적으로 앎을 갈망한다. 그리고 감관기관을 통하여 지식을 획득한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상태를 설명하는 것이다. 지혜란 그것이 왜 일어나는 가에 대한 원인, 이유, 원리들에 대한 탐구이다. 그래서 물리학은 무엇이 물체를 움직이는가를 탐구하는 것이고, 윤리학은 무엇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를 탐구하는 것이고, 정치학은 무엇이 좋은 국가를 가능하게 하는가를 탐구하는 것이다.

 이에 비추어볼 때, 시학은 무엇이 좋은시를 가능하게 하는가를 탐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시의 창작원리에 대한 해명, 시의 본질, 시의 성격을 추적하고 비극의 우수성을 말하고자 한다.

시학의 내용을 대략적으로 분류해보면, 다음과 같다.

  <1-5장>:도입부 및 서론에 해당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글의 [집필 이유와 전개방식], [모방의 세부분으로서 수단ㆍ대상ㆍ방식],[시의 기원과 발전을 설명하는 가운데 희극과 서사시, 비극의 관계]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6-12장>:비극의 본질적 정의와 비극의(공연 할때의) 양적 구분을 설명하고 있다. <6장>에서는 비극의 본질을 말하고 비극의 여섯가지 요소를 제시하고 <12장>에서는 비극의 양적 구분을 설명한다. <7-11장>까지는 플롯의 구성에 관한 측면을 중점적으로 설명하는데, 이것은 플롯구성의 원칙적, 이론적 차원의 논의라 할 수 있겠다.

<13-19장>:플롯을 구성할 때 목표로 삼을 것과 피해야할 것을 다루면서 비극적 근원인 성격과 깨달음, 사고력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20-22장>:언어 표현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23-26장>:서사시의 내용을 다루면서 비극과의 차이를 보여주고 <26장>에서 비극의 우수성을 강조하면 끝맺어진다.

 시학을 읽으면서 염두에 두어야 할 핵심 개념어들은 생각해보면,

  기술(techne), 모방(mimesis), 연민과 두려움, 카타르시스, 비극 및 비극의 여섯가지 요소, 플롯(플롯의 의미뿐만 아니라 플롯을 강조하는 이유)에 대하여 생각해보면 시학의 핵심골자를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한다.

 그리고 참고자료는 위의 세가지 판본의 역자주석과 해제등을 참고하면 좋을 듯하고, 또한

<이경식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과 신고전주의, 서울대학교 출판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연구, 문학과지성사>를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이 책은 절판되었음, 도서관에서 빌려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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