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초월적 감성학’의 내용을 번역자(백종현)의 해제를 참조하여(37~45쪽)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①공간/시간 표상은 개념이 아니라 직관이며 그것도 경험적인 것이 아니라 선험적이다.

②공간/시간 표상은 선험적이고 따라서 경험에 선행하므로, 그것들의 출처는 주관 안에서 찾아야만 하고, 그러므로 그것들은 주관적이다.

③그럼에도 이 주관적인 표상들은 그것들이 경험적인 그러니까 객관 관련적인 직관의 형식적인, 임의적이 아니라 필수적인 조건으로, 다시 말해  현상의 조건으로 기능하는 한에서 객관적 실재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1)순수직관으로서의 공간/시간

  공간과 시간은 경험적 개념, 개념도 아니고 경험적 표상도 아니다. 그것들은 한낱 순수한 직관들이다.“직관은 개별표상”으로서 “대상과 직접적으로 관계 맺는다.”직관은 대상과 무매개적으로 또는 “곧바로”,이른바 “직각적”으로 관계 맺는다.

  공간/시간이 개별표상인 이유는  단 하나의 대상에 대한 표상. 공간/시간은 만물을 “자기 안에”포용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단 하나의”, “하나뿐인”대상으로 표상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간/시간이 순수한 이유는 아무런 감각도 섞여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대상의 촉발 없이도 이미 공간/시간 표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공간/시간은 감각 경험으로부터 자유로운 “순수”하고 “선험적”인 직관이다. 그래서 대상과 직접적으로 관계 맺는 표상을 직관이라 규정하고, 이런 의미에서 공간/시간도 직관이라 한다면, 공간/시간이 무엇인가를 표상한다기 보다는 공간/시간이 마치 하나의 대상인 것처럼 표상된다는 것을 뜻한다.


2)공간/시간 표상의 주관성 
  공간/시간이라는 표상의 근원, 원천, 출생처는 주관 자신, 인간의 표상능력 자체에 있다. 이 두 표상의 출처는 표상하는 주관안에서 밖에 찾을 수 없다.

3)주관적 표상인 공간/시간의 경험적 직관형식으로서의 객관적 실재성 
  (1)감성의 일람작용과 형식 
    선험적이고 주관적 표상이지만, 현상의 재료가 되는 잡다한 것을 정리하는 틀이다. 공간적으로는 서로 곁하여, 시간적으로는 상호 연속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을 칸트는 “감각기능(감관)에 의한 선험적인 잡다의 일람작용”이라고 일컫는다.

 

 (2)공간/시간의 경험적 실재성과 초월적 관념성 
    ①공간/시간은 주관적 표상들이면서도 모든 직관의, 감관에 의한 직관/상상력에 의한 직관의 기초에 놓여 있다. 즉 공간/시간은 직관의 형식으로서 경험적으로(감관에 의해서든 상상력에 의해서든)직관된 것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순수하게 직관된 것, 다시 말해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타당하다.

    ②형식적인 직관은 형식을 주는, 그래서 통일적인 직관함을 말한다. “모든 공간/시간 개념들이 가능하게 되는 지성의 종합은 여러 경험적 직관들을 하나의 일정한 대상과 관련하여 통일적으로 결합하기 위해서는 이 직관하는 통괄을 전제한다. 그래서 공간/시간은 현상, 곧 우리에 대한 대상 일반을 가능하게 하는 제일의 필수적인 조건이다.

   ③공간/시간은 경험적 직관의 형식들이다. 현상은 일정한 공간/시간 관계의 제약 아래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간/시간은 현상들의 규정들이며, 그것도 현상들의 기초에 놓여 있다는 의미에서의 현상들의 본질적 규정들이다. 이런 의미에서 공간/시간은 현상들, 곧 우리에게 경험적으로 현상하는 객관들과 관련하여 실재적이다.

 그래서 공간/시간은 그 자체로는 주관적이고 그런 의미에서 “관념적”인 것이지만, 현상하는 객관들과 관련해서는 실재적, 즉 객관적으로-실재적이다. 그래서 칸트는 공간/시간은 “경험적 실재성”과 함께“초월적 관념성”을 갖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간/시간의 “절대적 실재성”을 주장할 수 없다. 공간/시간은 주관의 감각적 직관의 형식일 뿐, 그것이 사물 자체의 성질이거나 존재 조건임을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래서 공간/시간은 감각적 직관의 주관적 조건이라는 점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의미에서 “실체적으로도 속성적으로도 귀속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초월적 관념성”을 갖는다.


  (3) 현상의 ‘형식’과 ‘질료’로부터 얻는 결론
공간/시간은 직관이 가능하기 위한 제일의 선험적인, 주관적인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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