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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진다는 것 ㅣ 창비시선 205
나희덕 지음 / 창비 / 2001년 4월
평점 :
어두워 진다는 것
5시 44분의 방이
5시 45분의 방에게
누워 있는 나를 넘겨주는 것
슬픈 집 한채를 들여다보듯
몸을 비추던 햇살이
불현듯 그 온기를 거두어가는 것
멀리서 수원은사시나무 한그루가 쓰러지고
나무 껍질이 시들기 시작하는 것
시든 손등이 더는 보이지 않게 되는 것
5시 45분에서 기억은 멈추어 있고
어둠은 더 깊어지지 않고
아무도 쓰러진 나무를 거두어가지 않는 것
그토록 오래 서 있었던 뼈와 살
비로소 아프기 시작하고
가만, 가만, 가만히
금이 간 갈비뼈를 혼자 쓰다듬는 저녁
2012년 첫 구입한 시집
정성일감독님의 책에 나온 구절을 보면서 궁금해 졌다.
2010년 처음 읽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2012년에는 궁금해 졌다.
개인적으로 숫자를 좋아하는 지라
첫 행과 둘째 행의 표현에 훅 갔다.
YOU는 마지막 행의
금이 간 갈비뼈를 혼자 쓰다듬는 저녁
이런 적이 있냐고 물을 정도로 좋아했다.
이와 유사한 경험이 있었던 거 같다.
어설프게 한 번 쭈욱 훓어 보았으니
차분히 시를 노래해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