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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서독 리덕스 - Ashes of Time Redux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동사서독리덕스]를 보고 나면 의아해 질 수 밖에 없다.
[동사서독]은 왕가위 감독 본인이 차린 택동영화사 창립작품으로 제작도 겸했기에
따로 감독판이 나올 이유가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무엇이 바뀌었는지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다.
새로운 편집의 영화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원본과 대동소이하다.
영화의 크레딧과 자막의 삽입 정도.
사실 자막의 삽입도 국내 극장 버전에서만 빠져 있던 것이었던 거 같다.
기억의 한계 때문에 정확한 질문은 생각나지 않지만,
영화잡지 [키노] 96년 1월호 특집 정성일과의 인터뷰에서
[동사서독]에 삽입 되었던 자막 부분을 이야기 했었다.
대체 무슨 자막일까 궁금했는데 운이 좋게 홍콩에서 출시된 [동사서독]L.D를 보았었다.
왕가위 감독 영화에서 시간은 다른 무엇보다 우선시 되는 듯 하다.
그런 그이기에 14년 만에 [동사서독 리덕스]를 다시 선 보이는 이유가 무엇보다 궁금하다.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꼭 들어 보고 싶었지만 내게는 운이 닿지 않았다.
왕가위 감독 팬미팅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그의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 극장안에서 그의 동작과 말투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집중하는 모습들이였다.
끝나고 무대로 몰려가 사인을 요청하는 모습까지도 하나도 변함이 없어 보인다.
옛 추억을 더듬고 올라가 95년에 맞추어 보면,
지금은 사라진 대학로 동숭시네마테크에서 왕가위감독 애장품 경매를 비롯한 행사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장국영의 모습이 담긴 [동사서독] 포스터 판넬을 무척이나 탐했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왕가위 감독은 기존의 기-승-전-결의 구조에서 벗어나
순환되는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노력한다.
[아비정전]에서 주인공들을 바꾸어 가며 극을 이끌어 나갔던 것에 한 발 더 나아가
[동사서독리덕스]에서는 시간을 섞어 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보는 영화의 시작은 이야기의 흐름과 일치하지 않는 점을 알 수 있다.
영화의 엔딩에 배치되어 있는 양가휘와 장만옥이 대화 부분이 전개 상 시작인 것이다.
P.S : 이번주 (674호) 씨네 21에 실린 왕가위감독과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장국영을 기억하기 위해 [동사서독]을 재 편집한 것임을 알 수 있겠더라.
왕가위 감독은 [아비정전], [동사서독], [해피 투게더] 에서 장국영과 함께 했는데
그 중에서 [동사서독]의 장국영을 불러 내고 싶었던 것이다.
[동사서독 리덕스]의 마지막 장면은 그래서 장국영의 모습이었나 부다. 14년 전과는 다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