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푸트니크의 연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정환 옮김 / 자유문학사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스푸트니크의 연인 The Sputnik Sweetheart
무라카미 하루키/자유문학사/1999

"사람에게는 각각 어떤 특별한 연대가 아니면 가질 수 없는 특별한 것이 존재한다. 작은 불꽃 같은 것이다. 주의깊고 운이 좋은 사람은 그것을 소중하게 유지하여 커다란 횃불로 승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단 한 번이라도 실수를 하면 그 불꽃은 꺼져버리고 영원히 되찾을 수 없다. 내가 잃어버린 것은 스미레만이 아니었다. 나는 그녀와 함께 귀중한 불꽃까지 잃어버린 것이다."
(p.241)


책을 소개하는 게시판을 만든 것은, 책읽기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하자는 의미도 있고, 그동안 읽은 것들을 정리하자는 생각도 있어서였다. 꽂혀진 책들 중에서 하나씩 꺼내, 이 게시판을 위해 책을 다시 훑어보는 일이 즐겁다. 나는 왜 이 페이지에서 감명을 받아 접어둔 것일까, 아, 이건 그 때 그랬어 라는 식으로 생각들이 페이지마다 차곡차곡 묻혀 있다. 그러다 보니 다시 읽고 싶어지고, 그래서 결국은 전자의 의미도 만족시켜준다. ^^;

아마도 지금과 같은 나이에 그를 만났더라면 또 달랐을 것이다. 하루키는 내 어린 시절에 어른의 세계, 혹은 성의 세계에 대해 환상처럼 흔들리고 아름다운 상상의 세계를 만들어주었고, 그래서 어느 일정 부분, 나를 지탱하는 기둥이 되었다. 불편한 인생이지만 즐겁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며 극적이지 않고 조금 냉정하게 바라보는 뭐 그런...
사람들은 하루키의 장편 소설보다 그의 단편들을 좋아하지만 난 그래도 긴 소설이 좋다. 오래오래 읽다 보면 몇시간 동안, 혹은 며칠 동안 그의 세계에 푹 빠져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키의 방으로 들어가는 건 즐겁다.
처음 그를 접했을 때처럼 슬프고 우울하지 않은 건 왜일까.
어쨌든간에 이제 난 어른이고, 중학생 때 처럼 숨어서 몰래 읽지는 않아도 된다. -_-;

ps.
스푸트니크
1957년 10월 4일, 소련연방은 카자흐스탄 공화국에 있는 바이코널 우주기지에서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를 쏘아 올렸다. 직경 58센티미터, 무게 83.6킬로그램인 이 인공위성은 96분 12초만에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 다음 달 3일에는 라이카라는 개를 태운 스푸트니크 2호를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는데, 이 덕분에 라이카는 우주 공간으로 나간 첫 생물이 되었지만 위성이 회수되지 않아 결국은 우주에서의 생물 연구를 위한 희생양이 되었다.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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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
하일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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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진술
-하일지/문학과지성사/2000

예전에 동원이가 선물로 준 책.
아래 노통의 책을 보니까 전에 읽었던 이 책이 생각났다. 처음 읽었을 때는 이게 뭐야? 하고 후딱 덮어버린 것을, 다시 읽었을 때는 주인공의 그 슬픔에 막 녹아버릴 것 같은 심정을 느꼈더랬다.
짧고, 모노드라마틱한 소설이지만, 재밌고 감상적인 여운을 남기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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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옷
아멜리 노통브 지음, 함유선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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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시간의 옷 (원제 페플로스 PEPLUM, 1996)
-아멜리 노통 Amelie Nothomb/열린책들/2003

"-그건 아니에요. 알다시피 나는 남의 말을 무조건 믿는 사람이에요. 병적이죠. 그러다 보니 의심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어요. 확실한 것들이 수도 없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보았으니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어렸을 적에는 어른들 뇌 속에 아이들에게 없는 뭔가가 있다고 믿었어요. 점점 커지는, 쇠처럼 단단한 혹인데 나도 크면 뇌에 그게 생길 거라고 믿었죠. 그 미지의 분비샘을 가정하지 않으면 어른들의 이상한 행동을 설명할 길이 없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어른이 되었을 때, 내 머리 속에서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 다음에는 모든 것을 의심하는 것을 배우게 된 거죠. " p.150

아멜리 노통의 유명한 책으로는 적의 화장법, 두려움과 떨림, 오후 네시 등이 있다.
1967년생으로 어릴적부터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아시아 및 여러 나라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한다.
그녀의 작품은 냉소적(냉철?)이면서도 코믹하고 애정이 담긴 유머러스한 대화가 특징이다.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멋진 글을 읽노라니, 실은 질투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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