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1kg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글쓴이: 로젤린느 모렐 출판사: 청어람 주니어 이번 주에도 한 권의 책을 읽었다. 청어람 주니어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의 이름은 ‘오렌지 1kg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비교적 얇은 분량이었기에 부담감 없이 편한 마음가짐으로 책을 읽었다. 그리고 책을 골라주고 책을 추천해주는 서점 직원과 같은 사람의 태도와 자세로 주관적인 평가 글을 적어보고자 한다. 어떤 일이든 시작이 가장 어렵다고 느껴진다. 지금도 그렇다. 정말 피와 땀을 흘리며 혼신의 글을 썼는지는 확인할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손 처도 노력이 깃들어있음은 분명할 터 그렇기에 나 자신이 타인과 타인의 작품을 평가할 자격이 되는 지 늘 의심스럽다. 그럼에도 지금 이렇게 글을 적는 이유는 나 자신이 책을 구입하기에 앞서 타인의 리뷰 글을 꼼꼼히 읽어보기 때문이기도 하며 더 나은 책을 만들기 위해 독자들의 피드백이 필요한 출판사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솔직하게 적어본다. 현재 리뷰를 쓰고 있는 곳에 한글 프로그램이 없는 환경 탓에 출판사의 보도 자료를 옮기지 못하고 간단하게 책의 내용을 수기로 요약해보면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한 가정에 '엄마' 라는 존재가 암에 걸리고 항암 치료를 받고 결국 사망하는 과정 속 급변하는 가족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그 이후 아버지가 애인을 만나고 딸이 '아빠'의 애인을 받아들이기까지 무엇이 옳은 일인지에 대한 판단의 과정을 담고 있다. 책을 읽고 난 후 평가를 해보자면 우선 "역시 간결하고 담백한 필치로 담아냈다." 는 평가를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소설의 분량에 비해 약 1/3으로 얇은 편이고 글자의 크기도 약간 크고 여백도 넉넉하고 부분부분 일러스트가 들어갔기에 실제적으로 지문이 적힌 분량은 더 줄어들 것이건만 개인적으론 책이 허술하다는 인상을 받지 않았다. 시간의 흐름상 필수적으로 들어있어야 하는 부분이 튀어버리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주며 정교하게 필수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남은 부분을 깎아 낸 느낌을 준다. 그 결과 책의 내용과 구성이 간단하고 명료해져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아쉬움을 적자면 읽는 이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그 책만을 식별할 수 있는 특별하고 고유한 것이 없지 않나 싶다. 또 이렇게 짧은 분량에 담아내기에 삶과 죽음의 의미가 그렇게 단순한 것인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은 소설이다. 소설은 감정이입이 생명이라고 생각하는데 나와 인물들이 일치할 시간이, 에피소드가 부족한 듯싶고 감정 선을 이끌며 '절정'까지 치달아가는 구성에 있어 허전함이 남는다. 필력의 고하에 따라 인물들의 감정이 생생히 전해지는 것이 다르지만 감동이 아쉬웠다. 이런 아쉬움은 이 책이 외산 책이어서 더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책이 쉽고 빠른 전개의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이나 소재 자체가 지나치게 많이 다뤄진 것 아닐까 싶다. 단순히 머리가 빠지고 배에 복수가 차고 다리가 얇아져 체중을 지탱해낼 수 없기에 침대에만 누워 생활하다 죽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아닌, 정말 암에 걸려 "내가 살 확률이 적다"라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의 심리가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결국 책의 포인트는 삶에 대해 조금씩 이해하는 아이보다 죽음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인지하고 체감하는 어머니가 더 절실하게 느끼지 않을까?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읽기에 나쁘지 않은 책인 것 같다. 책에서도 나오듯 부모와 함께 책 읽기가 아이의 지적인 측면이나 정서상에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청소년 소설로 설정되어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해보길 그보단 부모와 함께 책 읽기에 적합해 보인다. 가족이 무엇인지,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 만일 부모인 내가 암에 걸리면 어떻겠는지, 홀로 남겨지면 어떻겠는지 등등의 대화를 통해 응석받이로부터 독립성을 길러줄 수 있는 책인 듯 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든다. 과연 책을 읽어주는 부모는 정말 삶과 죽음, 인생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대단한 철학자의 말보다 인생의 풍파를 헤치며 살아오신 분들의 투박한 생각이 정말 옳을지도 모르지만 40대에 명확해지고 분명해질 수 있을까. 과연 삶이 무엇인지 예를 들면 어떤 철학자는 삶을 '길'이라고 표현했다는 것을 별지 등을 통해 알 수 있게 해주었다면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역시 침대에 누워 아이와 함께 읽기엔 긍정적인 책인 듯싶다. 끝으로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영어 및 명문 고등학교와 대학교일까 싶다. 부모는 아이의 학원 비를 벌기 위해 늦게 일을 하고 아이를 몇 십만 원 학원에 보냄으로서 만족을 하는 것이,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않는 이 현실이 과연 옳은 일일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돈을 버는 것에 앞서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 그것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기술……. 그리고 정신……. 생각해보게 한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