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문학 - 어울림의 무늬, 혹은 어긋남의 흔적
김영민 지음 / 글항아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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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문학 서평.

요즘 들어 책은 곧 사람과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물론 당연한 말이지만 조금 뒤늦게 알게 되었다. 책이 작가를 만나는 것이라고 느끼지 못했던 과거에 나에게 책은 단순히 정보를 주는 것 이상이 되지 못했던 것 같다. 물론 정보를 얻기 이전에도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차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보다 좀더 작가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작가에 대해 궁금해 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영화 인문학’에 대해 말하기 이전에 이런 머리말을 쓰는 이유는 앞서의 생각으로 인해 걱정이 생겼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천방지축 어린 망아지처럼 뛰어 놀았다면 지금은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나’란 어떤 사람으로 비춰지고 있을까 하는 걱정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보다 나을 독자 분들이 이 글을 보며 떠듬거릴 필자를 이해해 주기를 바래본다.

책 한 권을 읽었고 한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그를 만나는 당시 가졌던 느낌이나 생각, 그가 나에게 했던 말 중에 기억되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만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은 둘 만의 비밀로 간직하는 것이 옳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이 글을 쓰며 들었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이 ‘김 영민 교수’를 만나기 이전이라면 선입관을 가지게 해 평가에 있어서 개별 자유 성에 침해를 하는 것이 옳지 않은 일이 아닐까 하는 걱정과 모든 사람들이 다를 진데 이 글이 가지는 가치가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말을 하는 이유는 누군가를 만나러 가기 이전에 나를 포함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정보를 듣고 취합해 그에 대해 보다 넓게 생각해보는 것도 의의가 있고 작가 본인과 출판사가 가질 독자 반응을 위해 지금 이 글을 쓴다.

내가 만나본 그는 철학자였다. 나는 철학 학도라고 자부할 만큼 공부를 하지 않았기에 ‘니체’ 등에 까막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이란 것에 대해 어렵게 여기지 않는 것은 짧게나마 ‘사회주의’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당시 공부를 하며 모르는 것이 태반이었지만 그럼에도 계속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이론을 만들고 이행해갔던 사람들이 나와 같은 사람들이었고 그들의 과거가 있었기에 현재의 미래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과거를 가지고 있던 나는 철학을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논의’라고 생각하고 조금의 변함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이 글에도 철학적인 생각들이 무수히 담겨 있다. 보다 나은 생각을 하길 바라고 보다 나은 세상이 되길 원하는, 세상을 향한 작가의 이상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나는 이 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그에 반면 표현되고 정리된 문장이 어려웠다는 점을 밝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마 이점은 나뿐 아닌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 의해 회자될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나는 작가가 독자에게 가지는 기대치가 어느 정도였는지 글을 읽으며 생각하게 되었다. 아주 쉽게 비유를 하자면 이 책이 대학 전공 과정 교재로 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대학생이라면 이 정도 깊이의 책을 읽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 만큼 가치 있는 정보는 차고 넘치게 가지고 있지만 이걸 풀어서 설명해줄 교수님은 우리에게 없다는 것이다.
고도 집약의 압축. 그건 분명 책이란 한정된 지면의 한계를 지닌 매체에서 있어야 할 필수적인 요소일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보았다. 만약에 이 책을 교재로 한 교수님의 강의가 DVD로 제작되어 함께 출시 된다면 또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굳이 DVD를 보면서 까지 책을 구입해 볼까?” 라고 의문이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말은 역설적이게도 “그 정도의 가치가 없는 글에 사람들이 지갑을 열까?” 와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사회과학을 공부하며 실제 우리 삶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이 참 재미있게 여겨질 때가 있곤 했다. 인문학도 사회과학도 사람을 보고 사람을 분석하고 사람을 말하는 점에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돈을 벌고 싶다면 사람을 알아야 하며, 사랑하고 싶고 행복하고 싶어도 사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요 근래 생각하는 이 시점에 참 좋은 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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