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즐기다 - 독서후기

사진을 즐기다
이자와 고타로 지음, 고성미 옮김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9년 3월

사진을 즐기다.

저자: 이자와 고타로
옮긴이: 고성미
출판사: 한국 출판 마케팅 연구소.

이번 주에는 ‘사진을 즐기다’ 를 읽었습니다. 지난 경험과 비교해보자면 책이 손에 오고 나서 제법 시간이 지난 후에 읽게 되었습니다. ‘바쁘다, 경황이 없다.’ 등이 아닌 그냥 읽고 싶을 때 읽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는 짐작을 해봅니다. 취미로 할 때는 즐겁던 것이 일로서 접하면 매사 짜증난다는 말이 요즘 들어 옳다고 느껴집니다.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혹은 열람실에서 책을 읽고 시끄러울 때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니 하루도 못되어 다 읽어버렸습니다. 책의 분량이 적었던 이유도 있고 또 후에 이야기를 하겠지만 충분한 여백이 있어서, 혹은 작가 또는 편집자의 배려가 있어서 등등의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책은 편안했고 간단했으며 부담이 없었고 쉬웠습니다(?).
물론 쉬웠다는 것이 책의 내용이 유치하다라는 의미가 아닌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지만 전달해오는 방식이 고답적이지 않았다(?) 적인 개념인데 설명이 난감합니다.

저자도 말했듯 과학의 발전으로 온 세상엔 이미지들이 가득합니다. 아니, ‘FPS’의 개념으로 우리의 눈은 사진기이기 때문에 위의 것은 의미가 없을 지 모릅니다.
말이 조금 새어나갔지만 다시금 사진기로 인해 정지된 피사체를 담은 이미지들은 세상에 쏟아지고 순환되며 또 사멸합니다. 그 가운데 사진의 가치는 좀체 높아졌다고 생각 들지 않습니다.
제 현재 나이도 많다 할 수 없지만 어렸을 때 들은 기억으론 사진은 평생 세 번 찍는데 돌 때, 결혼식, 영정 이렇게 찍는 것이라고 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디지털 카메라 등의 영향이 컸을 것입니다. 앞서 그 귀했던 사진이 이제는 의미 없이 셔터도 눌러 봅니다. 물론 작가도 말하지만 그로 인해 자유로운 사진이란 영역이 개척되어 좋은 점도 있겠지만 저는 이상하게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가운데 이 책은 사진이란 것을 즐기는 방법을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가령 사진 집을 구해 보는 법, 오리지널 프린트를 구해 보는 법, 옥션에 참여하는 법 등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책이 궁금하시다면 대출을 받아 보시거나 구입해서 보시면 될 것이기에 자세하게 내용을 이야기하지는 않겠습니다. 사진이 궁금한 사람은 그냥 볼 것이기에 그렇고 사진에 대해 궁금하지 않은 사람은 보지 않으면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세상에 작가는 많고 나의 취미를 공유하는 작가도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고 크게 기억에 남는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적자면 저의 경우엔 사진을 찍는 법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물론 제목이 ‘즐기다’ 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찍는 즐거움도 즐거움이 아니라 할 수 없지 않을까요?
“어떻게 찍어야 신명이 날까?” “어떻게 구도를 잡아야 흥이 날까?” “어떻게 내 사고, 철학,
테마를 전달하고 공감하게 할 수 있을까?” 등등 말로 설명하기도 어렵고 또 일반화 되지도 않는다는 점이 있지만 적어도 사진 평론가 자신을 보여주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독자를 구속하는 것을 겁냈던 것일까 하는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두 번째는 이 책이 일본 작가가 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일본의 사진 사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지만 반면 공감하기 어려운 것도 있었습니다. 한 권의 책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점도 없지 않아 있지만 좀더 스케일을 넓혀서 세계적인 사진 사에 대해 이야기를 해봤으면 책이 너무 두꺼워졌을까요?
끝으로 삽화들에 색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애초에 저는 이 책을 구하며 “아, 멋진 사진들 한번 봐보자” 라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저의 눈에도 ‘걸작’이라 불렸던 사진도 있었지만 아쉬움은 남았습니다.
이런 등등의 단점 아닌 단점들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사진 평론가라는 직업을 가진 작가가 말해주는 사진의 이론(?), 사진을 즐기는 법에 대해서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으로 이상 독서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