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오며 어느 누구나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꿈을 정하라는 둥, 공부를 하라는 둥의 소리는 수도 없이 들었을 것입니다. 현재도 과거의 행태에서 온전히 벗어나진 못하였지만 그래도 새벽녘 무의식의 공간에서 의식의 공간으로 회귀한 그 이후 하루 동안에 저 자신이 한 행동의 보고서를 최대한 써보려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PC의 디스크 조각 모음처럼 말이죠.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것은 이미 계산 하고 난 이후의 영수증일 뿐이지만 훗날 그 영수증 들이 모여 유형화 되고 덩어리 져 저의 젊은 날을 증명하는 증거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지금 솔직히 고백하건 데 저는 이 책을 수도 없이 정독하진 않았습니다. 저는 이 책을 연구해 논문으로 발표하는 학자도 아닐뿐더러 그렇기에 그것을 저에게 기대하시면 실망하실 것이란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후기를 작성하는 한 인간의 기본적인 책무는 태만히 여기진 않았습니다. 여건상 부득이하게 다독을 하지는 못했지만 읽을 때에는 최선을 다해 집중해 읽었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호니걸스?’ “호피 무늬 여자란 건가?” “호박과 연관이 있나?” 주책에 가까운 몹쓸 호기심이 책에 한걸음 다가가게 했습니다. “발정 난 여자들?” “요일마다 팬티를 갈아입고 남자를 바꾼다고?” “이거 노골적인데?” 실눈을 뜨며 손에 집어 들었습니다. ‘이주 여성 상담소 장?’ 책을 손에 집어 들었고 그리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연예인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책을 내는 현대에 수많은 직업인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주 여성 상담 소장이란 필모그래피는 이색적이었습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쉽게 입수할 수 있는 줄거리는 굳이 이곳에 담지 않겠습니다. 읽어본바 너무 당연한 소리이지만, 이 책은 여러 가지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지 정인이라는 한 여자의 삶과 사랑, 그리고 그녀를 포함하여 친구들인 여자들의 사랑,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사랑에 대해 말합니다. 즉 사랑 이야기입니다. 다만 다른 책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지 정인이란 인물의 부분적 기억 상실이 미스터리 요소와 닿아있다는 점과 심리학적 치료에 대해 서술되어있다는 것과 사랑에 대한 고찰이 담겨있다는 것입니다. 글쎄, 제가 생각하기에 지 정인의 잃어버린 기억과 인호와의 미스터리는 미흡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말은 바로 해야 하는 것이니까 말이죠. 어쩌면 제가 너무 정통 미스터리를 연예 소설에 기대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벼운 마음에 읽는 소설이라면 뭐 굳이 상관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의미가 깊어도 보이기엔 가벼워 보일 수도 있으니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해본 결과 순수하게 이야기 적인 측면에서는 감탄하진 못하겠습니다. 가령 지 정인의 삶을 면밀히 담아내지 못했고 부수적 인물이 등장하는 이유, 즉 작가가 말하고 싶은 바가 무엇인지는 알았지만 그들이 내면이 좀더 들어나지 못하는 등에서 그렇습니다. 아마 작가가 글을 쓰기 위해 주제에 대한 연구를 너무 오래하여 깨달음이 너무 깊어 역설적으로 소설다운 소설이 아닌 학술 정보와 그 경계 사이에 놓여버린 것 아닌 가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가치관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저의 경우엔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단점은 굉장히 까다롭고 엄격한 사람의 기준에서 걸러진 생각임을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작가 내지는 출판사의 타깃 소비자의 범주에 속해 있는 지 모르겠으나 아마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스스로 생각해보았을 때 사랑을 해보지도 못한 제가 사랑에 아픔을 겪은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넌 센스이고 사랑에 대해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아무리 듣는다 해도 공감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제 생각에 여성분들은 재미있게 읽을 것 같습니다. 그게 페미니즘 적인 접근이 아닌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 사라진 이후의 여자의 변화를 그리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작가에게 간택을 받지 못한, 결격 사유가 있는 대상이란 생각에 씁쓸함이 웃음에 묻어 나오지만 다른 사람이 재미있게 읽으면 되고 또 언젠간 저를 대상으로 세상에 나온 책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기에 나쁘게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책은 하고 있는 사랑 때문에 갈등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난 네가 왜 그런지 알지 롱~” 인간과 사랑을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분명 이 책이 절대적 바이블은 아니란 생각과 일반론적이라고 말할 근거도 찾아볼 수 없지만 저에겐 그럴 듯하게 들렸습니다. 끝으로 정리하자면 작가의 생산물과 출판사의 홍보 글과의 불협화음이 있었지만 읽고 나니 사랑에 자신이 생기고 다시 한번 사랑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되어 좋았다 입니다. 물론 나쁜 남자가 되는 기술도 적혀 있었지만 말이죠. 잘 알지 못했던 작가 ‘최은미’ 그리고 ‘디오네’ 출판사. 살아가며 오래 기억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