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 - 김정일 이후, 북한은 어디로 가는가
장성민 지음 / 김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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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히 읽는 메모하며 읽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 목적은 다음에 읽을 때 똑 같은 생각을 두 번 하지 않고 좀더 빠르게 생각의 깊이를 가지고자 했던 것이었고 그래서 책에 죄짓는 심정으로 책에 메모도 하고 줄도 그어가며 책을 읽었지만 못 배운 사람처럼 책이 바라볼까 영 마음이 편하지 않다.
부족한 글 재주와 식견을 가지고도 이렇게 서평을 한다는 것이 심히 부끄럽다. 하지만 나 역시 책을 구입하기에 앞서 리뷰를 읽어보고 또 도서관에서 훑어보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이렇게 타인에게 약간의 도움이나마 되고자 서평을 남긴다.
나는 무조건 적으로 일단 팔고 보자는 마인드의 생산 품인 서비스 리뷰에 그다지 호감을 가지지 않고 있다. 책에는 지식이 있고 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찾아가야지 만이 가치를 상실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에게 책이 가봤자 속칭 ‘낚였다’ 라는 부정적 인식을 남겨줄 뿐이고 인터넷의 발달로 순식간에 책을 읽지도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쓸모 없는 책’ 이란 꼬리표가 달려 정말 유익하게 활용할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주관적인 생각을 말하기에 앞서 이 책을 찾은 사람들은 이 책의 목차를 우선 보고 구입을 하기 바란다. 저자 약력보다 신뢰할 것은 목차라고 나는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장성민이란 독자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 여정의 가운데 든 생각이나 느낌을 말하도록 하겠다. 아마 이미 책을 읽은 독자라면 동질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린 그간 너무 모르고 살아왔다.
나는 군대에 다녀온 사람으로서 현재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매우 신경이 쓰인다. 전쟁이 발발하면 다시금 군인의 신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도 있지만 그 이외에도 미래를 예상하지 못하면 속물적이게도 경제활동이나 사회활동에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나의 갈증을 충분히 해소시켜줬다고 나는 주관적으로 평가한다. 너무 딱딱하게 연대별로 적어놓은 교과서가 아니라 북한 내부의 일을 인간에 포커스를 맞춰서 조명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재미있다. 아직 전쟁이 끝이 난 것이 아니지만 군대를 다녀온 사람으로서도 김 정남을 비롯해 김정일의 혈족들에 대해서도 또 그의 여자들에 대해서도 또 권력자와 북한 내부의 군정의 겸임 등 나는 모르고 있는 점이 너무 많았다. 뜻하지 않게 접한 이 한 권의 책이 깔끔하게 정리를 해주고 차곡차곡 정리를 해준다.
하지만 물론 문제점은 있었다. 일단 어느 누구나 그랬겠지만 정보가 일단 부족했다는 것이고 그로 말미암아 다수의 사람으로서 객관성을 가지고 분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소수의 망명자와 일련의 인터뷰 등등에 기하여 있다. 여기에서 작가 개인의 추리력이 빛을 발하긴 하지만 시소게임처럼 어쩔 수 없어 보이는 부분도 있다. 물론 보편적 인간으로 그 범주 안에서 크게 벗어날 가능성이 희박할 수 있다. 그래서 수개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시뮬레이션 해보는 과정을 가진 것이고. 하지만 늘 그렇듯 속이려 하는 자는 속는 자보다 더 똑똑하여야 사기를 쳐먹을 수 있다. 그건 기본이자 진리이다. 속이려 하는 자는 언제나 상위의 입장에 놓여있기 때문에 그렇다. 거짓정보를 감쪽같이 전달하고 고정관념을 가지게 해주고 기타 등등 목적을 위한 수단과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착하다’ 라고 내가 생각할 부분이 몇 군데 있었지만 대체적으론 그의 생각이 이해도 되고 공감도 된다. 즉 탄탄한 논리력 위에 기반해 있다는 것이다.

김정일은 어떤 사람일까? 서로 쌍방을 향해 스위치만 당기면 날아갈 다수의 대량 학살 무기들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생각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히 희박했을 수 있다고 나 스스로 생각해본다. 그냥 김정일은 미친 사람, 그를 따르는 사람도 미친 사람. 미친 사람은 무슨 짓을 할 지 모르니 일단 때려잡고 봐야 한다는 생각. 아마 이게 우리가 전쟁 세대로부터 또는 국가로부터 교육받은 내용의 대부분이 아니었을까? 남은 일부분에는 그들도 우리의 한 민족이니 살펴줘야 한다고 배우기도 했지만 번번히 삼척 잠수함, 월드컵 기간의 서해 교전, 최전방 땅굴 등등이 그것을 묵살했고 또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만남 등으로 서로 사인한 약속도 일방적이고 편의에 따라 폐지 등으로 도저히 신뢰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면에서 가장 훌륭한 선생님이었던 셈이다. 적어도 나에겐 아무 이성적 판단 없이 “우린 한민족이니까 북한이 김정일이 죽고 당연히 몰락하고 그래서 우리랑 평화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저 봐라, 독일도 그렇지 않았는가?” 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더 신뢰할 수 있었다.

그가 말하는 것은 그런 면에서 사뭇 다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 중 하나는 왜 뉴스에선 이런 정보를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일까 이었다. 김정남이 일본에서 입국금지 되었다는 정보를 특보로 전해주면서 또는 그 이후에라도 아무도 그가 미사일 판매대금을 수금하러 일본 등지를 찾았다고 말해주지 않았다. “몰랐을까?” 그래 몰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김정남이 일명 ‘된장 남’으로서 우리의 뇌리에 각인되는 것만은 막았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게 안보의 목적에도 맞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불안해하고 전쟁을 걱정하면 서울 등지의 땅값이 떨어지고 외국 기업체를 포함해 전국이 술렁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를 단순히 바보 취급하는 것은 막았어야 하지 않았을 까 싶다. 실상 그는 바보가 아니라 김정일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임과 동시에 장차 후계자가 되기 위해 국민의 지지를 얻는 과정을 하였던 사람인데 말이다.

이 책에는 몇몇 우리가 주목해야 할, 또는 주목했던 사람들이 등장한다. 나는 몰랐다. 북한의 2인자가, 현 김정일의 병실에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이 한국 사람과 접촉했다는 것을. 또 김 정남이 결혼하기 이전에 태어난 아이였다는 것도 기타 등등 너무 모르는 것이 많았다. 단순히 세 남자 아이가 있는데 위의 둘은 멍청하고 막내가 제법 똑똑한데 그가 너무 어려 승계가 어렵다는 것이 내가 알고 있던 후계도의 정보였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새로운 곳을 탐사하는 듯한 재미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문제점이 없지는 않았다. 위에서도 다뤘듯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보니 망명가가 말한 정보가 사실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망명자의 입장과 처지에서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민주주의에 살고 있는 우리의 생각이고 그들의 생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 또 이 책의 저자는 일괄적인 권력 다툼의 프레임 안에 가둬서 생각하려 하는 부분도 있어 보였다. 가령 하나의 예를 들면 김정남의 후원자인 장성택과 김정철을 지원하는 고영희 사이의 알력인데 물론 그랬을 수도 있다. 예부터 치마바람은 있어왔으니까. 하지만 중간에 고영희가 자신의 아이를 내세우고자 마음 먹은 계기부분이 조금 애매하다. 단순히 권력욕이 심했던 여자 정도가 아니라 어떤 계기, 즉 내 아이가 지도자가 되지 못하면 일가의 목숨이 위기에 놓인다던 지 하는 납득할 만한 동기가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김정일의 이복형제도 지금 잘 살고 있다고 정보가 있다. 그렇다면 굳이 김정일의 장남에게 도전해 도박을 할 이유가 있었을까? 유교적 색체가 강한 국가에서는 자연스레 장남에 힘이 가게 되는데. 또한 두 여자의 집안 세력의 차이가 크게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지 않겠는가 하는 점에서 의문이 생겨난다.
두 번쨰는 왜 고영희를 죽인 게 장성택과 또는 김정남의 세력일 것이라 단정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이다. 바보도 아니고 적 세력에 대해서 치밀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들 세력에 들어가기 위해선 철저하게 신분 검색은 필수이고 세력에 들어온 다음부터는 수시로 감시의 눈을 받으며 또 공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의심이 된다면 이중 스파이 짓을 시킬 수도 있는 것이고. 자 그렇다면 이렇게 경계하는 사람에게 과연 두 명씩이나 수뇌부를 보낼 수 있었을까, 그들에게 그런 능력이 있었을까, 또 이것들을 조용히 잠재울 수 있었을까? 아무리 장성택이 김경희의 남편이고 김정일의 전폭적인 신뢰를 오랫동안 받아왔다는 것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고 지도자의 와이프마저 제거 할 수 있었을까?
김 옥이나 김정일이 개입했을 수 있지만 또 다른 세력이 개입했을 수도 있다. 그게 어찌되었건 간에 그 사건은 확대되지 않고 덮어졌다는 것이다.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들 내부의 권력자들이, 특히 현재 탈출한 사람들이 그에 맞는 지령도 받지 못했을까? 적어도 그 불안감이라던 지 모종의 기류는 탐지할 수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의 후계자는 누가 될까?
그 나라의 언어를 한다는 것은 동시에 그 나라의 문화도 일정부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어릴 적부터 바깥에서 자라온 김정남이 어느 정도 흉중에 들어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후에 그의 지지 요건이 될 수 있게 외국에서의 외화벌이 및 대금 수금 등의 일을 맡겼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김정남은 왜 자신의 신분과 임무를 말한 것일까? 말하지 않았을 수 있다. 언제나 CIA가 유심히 관찰했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 이후 자신의 집에서라던 지 왜 자살 촌극이라도 벌이지 않았던 것일까? 그에겐 야망이 없는 것일까? 그가 확고히 “까불면 밟는다.”는 식의 압박을 동생에게 견지하지 못해서 권력 다툼은 일어난 것일까? 여러모로 삼대에 걸쳐 내려오는 미국 등의 외세에 주체의식으로 큰소리 떵떵 치는 이미지는 그가 흠집을 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 실망감을 가지고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 그는 장남이니까 받아줄 수 있다. 그 정도의 언론 조작은 아주 기본적이고 간단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내부의 사정이고 외부의 사정은 또 다르다. 북한 전체의 이미지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깡패 국가가 아니라 적어도 자기 목숨 귀한 줄 안다는 이미지라면 이후의 전개에서 크게 유리할 점은 보이지 않는다.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배짱을 보여주었더라면 오히려 외국에서도 그를 인정해주었을 지 모른다고 나는 생각해본다.

북한을 포함해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굉장히 풀어내기 어렵다. 사방이 모두 강대국으로 둘러 쌓였고 이들 나라 중 한국이란 땅에 욕심내지 않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모두들 그렇게 군침이 흐르지만 섣부르게 나설 수도 없다. 나섰다간 따돌림 당하고 된서리를 맞을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값진 땅이지만 미국에겐 대륙으로 이어지는 교두보를 내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탐이 날 것이다. 해저터널은 한계가 있으니까. 그래서 작가가 말하는 MD기지들과 중국, 일본의 자위대 등등이 얽히고 섞인 이 땅의 주변국들의 이해는 참으로 어렵고 어지럽고 난감하다. 밥 그릇은 하나인데 너도나도 숟가락 한번 올려보겠다고 서로 입에 물고 눈치를 보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이상한 건 한국은 이들 중 가장 멀찍이 떨어져 있다는 느낌이다. 배가 부른 것일지도 모르고 밥상을 끼고 든 사람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갈 힘이 애초에 없어 포기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눈치만 보고 있다가 떨어진 밥풀이라도 주어 먹을 확률은 낮아 보인다. 왜냐하면 이 밥 그릇은 저 멀리서 지켜보는 이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크게 생각해주고 있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북한이 정말 한국에 대해 좋은 생각과 또 배려를 해주고자 했다면 협상을 주도하는 건 중국이 아니라 남한의 주도로 열렸어야 했다. 북한과 이야기하고 싶다면 남한을 통해서 하라고 공표하고 남한과 우린 언제나 뜻만 맞으면 합쳐질 수 있다고 선전했어야 했다. 북한과 우리가 합쳐진 상태에서 미국이 중국의 강력한 거부로 한국에 미사일 기지를 세우거나 할 수 있을까? 일본은 또 얌전히 미국을 주둔시켜줄까? 미국은 아쉬워 질것이고 어차피 북한에게 중국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게 세력이 침투해 있지 않다면 적당히 형 동생 하며 서로 주변국을 함께 협박하면서 또는 묵인하면서 지원을 얻어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한국에 끌려가는 입장을 보여주고 한국은 겉만 그렇게 해주었다면 지금처럼 북한이 고립무원에 놓였을까? 우리가 언제라도 북한에 합칠 수 있다는 액션을 보여줬다면 중국이 지금처럼 북한에 지원을 할까? 남한에는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남한의 정치권에는 미국의 세력이 매우 밀착해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중국대로 더 괴롭힐 수 있고 미국은 미국대로 우리의 입김이 더 쌔지지 않았을까? 북한의 전략 정책 팀이 나보다 부족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들 나름의 권력 유지의 목적을 지녔기 때문에 현재의 노선을 택한 것이리라.
그간 우린 무조건 중국은 북한 편, 미국은 무조건 한국 편 아직도 냉전시대의 대립적 구도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이 책은 해준다. 이 책은 사 백 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이지만 많은 정보를 품고 있는 데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다. 외교문제, 핵 문제, 이후의 예상 등등 이게 다 들어있다. 이 정도면 이 책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조금 화제를 바꿔 현재 우리나라에서 북한에 풍선 형식으로 살포하는 ‘삐라’와 북한 사람과 접촉하며 알게 모르게 찔러주는 돈에 위험성을 우린 얼마나 자각하고 있는 것일까? 북한 붕괴하고 난민이 밀려온다 시나리오가 아니라 남한이 북보다 잘산다. 현재 북한은 전 국민이 군인이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최첨단 무기로 압도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글쎄 과연 그럴까?
돈 맛을 보게 해주는 건 우리가 안전성을 확보한 그 다음의 일이다. 동물원에서 호랑이에게 먹이를 주는 건 안전하게 줘야지 손목을 집어넣고 주면 당연히 물어뜯으라고 하는 것으로 귀책사유가 우리에게 있다. 우린 지금 북한이 절대 무력 충돌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신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시기가 좋지 않다. 최소한 정부가 하는 것은 일종의 국익 추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민간 단위에서 하는 일을 통제하지 못하면 한국 정부의 능력에 신뢰성에 금이 갈 수 밖에 없다. 한국 정부의 입장과 민간의 입장이 갈린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사시오분 되어있다는 것은 현 정부가 얼마나 무시를 당하겠으며 그 정부를 무시한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한다는 것과 상통한다. 냉정하게 사태를 분석하고 미래를 향해 계획할 수 없다면 이렇게 때를 노리고 있는 주변국 사이에서 어떻게 견뎌 나갈 수 있을까 싶다.

현재 아직도 미국은 최강인가?
적어도 세계 1차 2차 모두 승전 국이 되면서는 그랬을 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도 그럴까? 물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 그들 나라가 ‘악의 축’ 이라고 규정한 나라는 모두 정부가 뒤바뀌었다. 그들에게는 그럴 힘이 있다. 하지만 그 모두가 핵 보유 국이 아니다. 북한과 미국이 싸운다? 미국이 이길 것이다. 물론 한국인은 상상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것이지만 주변국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이긴다. 하지만 이제 슬슬 미국이 경제를 회복했을 때도 그럴까? 아니 그때도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에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할까?
북한은 중국으로 들어가는 외통일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이 미국을 언제나 지금처럼 상대해줄까? 미국이 사실상 항 모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건 단순히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그것들을 미국이 찍어 누를 수 있을까? 지금은 그들이 북한의 문제를 다루며 세계 최강국으로 외신들에게 보도되지만 훗날 그들은 세계 최강국이란 명함을 반납하고 다시금 수백 년 전의 위치로 퇴보할 지 모른다.
물론 현재 얽힌 이 국면에서 우리로선 미국이 아시아에 영향력을 상실하는 것을 눈 뜨고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다. 당장 군사적으로 일본에게 뒤진다는 의식이 팽배하기에 경계해야 하고 핵 보유국인 중국은 당연히 질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미국의 외교는 사뭇 달라질 것이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에 ‘떡 값’이라도 물어주며 생색 냈을 지 몰라도 중국에게 그런 개념이 있을까?
마치 모두 줄을 잡아 당겨 균형을 맞추고 있는 형태이지만 미국 경제가 최근 휘청거리는 동안 미국 경제 내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정보를 접했기에 이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솔직히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균형이 깨지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바대로 때가 좋지 않다. 북한의 김정일이 하필이면 최근에 쓰러졌다. 그리고 그들이 택한 노선이 양치기 소년처럼 너무 거짓말을 많이 해 국가간 신뢰는 쌓아 올리기 조차 버겁다. 이 글에서도 나왔던 것에 나는 동의한다.
북한이 핵을 가지든 그렇지 않든 간에 그걸 무기로 미국을 끌어들인다. 그리고 미국의 얼굴을 어느 정도 살려주며 동시에 지원을 받는다. 여기에서 앞으로 치열하게 진행될 국가간의 경쟁체재를 감안해 동시에 주변 국 모두에게 지원을 받는다. 여기에서 세계의 여론을 미국이 주도해 평화를 위해 모두에게 어느 정도 희생하라는 여론의식이 잡혀줘야 할 것이다. 그 돈으로 북한은 현 체제에서 군의 수를 적당히 감원해 가면서 재래식 무기를 더 이상 생산하는 것보다 1차적 산업을 부흥시키고 핵 무기 이후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 또 다른 무기를 생산해낸다.
세계가 북한이 핵을 만든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을까? 지금도 만들고 부수고 하는데 훗날이라고 못할까?

세계의 경제 질서가 서서히 허물어져 가기 때문에 이 시기는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이때 북한의 지도자가 쓰러졌다. 아무도 북한의 지도자가 현재 죽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외로운 싸움, 고독한 싸움, 고난의 길 등을 걷고 있는 김정일. 이미 왜 그랬는지는 모르으나 그가 선택한 일 그는 길을 걸어야 한다.

작가 소개
장성민張誠珉 한반도의 민주적 평화유지와 우리 민족의 경제적 공동번영을 위해 대한민국강대국론과 민족통합론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보편정치가이자, 한반도미래전략가이다. 국민의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 정무비서관과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했고, 16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해왔다. 한•중•일 3국 정부가 공동 선정한 ‘2002년 동북아 차세대 지도자’, 유럽의회와 유럽집행위원회가 공동 선정한 ‘2003년 한국정치분야 유망주’로 선정되었다. 이런 활동과 전문성을 국내외로부터 높이 평가받아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케네디행정대학원, 중국 푸단대학교, 독일 훔볼트 대학 등 세계 유수 대학들에서 초청강연을 해왔다.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에서 북한정치를 연구했으며, 동대학 경제학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세인트존스대학 국제문제연구소에서 ‘현대 영국과 국제문제’ 과정을 이수했고, 미국 듀크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에서 한미 관계와 미국의 한반도 정책을 연구했다. 현재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대표 및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로 북핵과 한반도 평화문제에 대한 활발한 강연과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영국의 BBC,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즈, 미국의 AP, 자유아시아방송(RFA), 미국의 소리(VOA), 중국의 차이나라디오인터내셔널, 일본의 아사히TV, 마이니치신문, 교토통신, 코리아타임즈, 코리아헤럴드 등 내외신 언론 매체에 한반도 관련 기고 및 인터뷰를 해오고 있다. 저서와 역서로는 《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지도력의 원칙》《전환기 한반도의 딜레마와 선택》《미국 외교정책의 대반격》《9.11테러 이후 부시행정부의 한반도 정책》《부시행정부의 한반도 리포트》《강대국의 유혹》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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