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721~080723 4시간을 읽은후 미니은퇴를 생각하다 도무지 자신이 없어 다시 지워버리고선 내내 일상의 답답증을 느끼며 쉬고싶다는 생각은 무게감으로 묵직해지기만 했던 최근, 시크릿의 어느 구절에서 처럼 내가 바라고 소망하면 우주에서 리턴된다 했던가? 지친다 지친다 하니 몸이 시름시름 아프다.
나 스스로를 자뭇 뜨거운 열정의 소유자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아님을 느끼게한다. 에너지버스의 죽은좀비 마냥 내몸이 무겁고, 마음이 무겁고, 일상이 무겁기만하다. 이런 나날의 연속인 요즘, 써핑중 만난 김남희님의 기사는 정말 한줄기 빛이였다. 책읽는 행복의 최악을 다 읽고나서 그날 오만과편견을 미처 가져가지않아 사무실에서 내내 목말라하다 결국 주문해버린, 그렇지만, 머 별거 있겠어?! 라며 읽어내려간 이녀석은 행복이다.
1장의 29일간의 찬란한 국토종주기는 어제 다 읽었는데, 잊고지냈던 지난봄의 불수사도북 5산종주의 기억을 일깨워 주었다. 그땐 정말 열정적이였는데, 라며 한줄한줄 읽어내려간 종주기. TV에서 청년 국토대장정, 박카스 국토대장정을 볼때 나도 한번 해복싶다라는 열망앞에 가로놓인 사회인이라는 벽을 쉽게도 깨부수어주었다.
물론, 선배.후배.친구.지인의 도움도 있었지만, 낯모르는 홀로사시는 할머니댁의 하룻밤들은 나로선 상상도 할수없는 일인듯하다. 종주기를 다 읽고, 나도 한번이란 생각에 국토종주,도보여행관련 자료를 찾아보기도하고 머릿속으로나마 여정을 계획해본다. 이 시간만으로도 참 행복하다.
실천을 할수있을지 없을지, 그저 꿈으로만 간직할지 모르지만, 나도 언젠가 한번쯤은 꼬옥 해보고 싶다.
또한, 나는 비박으로 해보고 싶다는 야무진 꿈도 같이 꿔본다.
2장의 흙길 열곳을 찾아서는 걷고 또 걷는 그녀의 포스를 새삼 감탄한 대목으로 나도 꼭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아쉬운 점은 도보여행기 뒤에나오는 그곳의 정보들이다. 왠지, 관광서적마냥 깔끔히 정리된것이 어찌 그닥 이쁘게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정보가 없다면, 가는데 어려움은 있겠지~ 하지만, 아쉽다. 관광안내책자같은 뉘앙스가 너무 짙어서~ 그래서 별점 반점 감점.
본문중 밑줄 쫙쫙 그은것.
* 국토종단시 짐꾸리기 - 깃털처럼 가벼운배낭. 가장 간절하고, 절실한 것들만.
* 길떠남을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 - 열린마음과 불편함을 감수할 수 아는 마음.
가보고싶은곳.
*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 대관령옛길.
* 인제 곰배령, 북암령, 미천골.
* 영월 동강.
* 인제 아침가리.
* 홍천 명개리에서 오대산 상원사까지.
* 송광사에서 선암사로 넘어가는 굴목이재.
책의 구성
당신이 아름다움 속에서 걷게 되기를
1...길, 나의 위대한 학교
- 땅끝 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29일간의 찬란한 국토종주기
다시 길 위에 서며
워매 징한 것, 여그서 거그가 어디라고 걸어간댜?
행여 내것을 빼앗길까 꼭꼭 문닫아 걸고 살아온 세월
사슴아, 왜 날 그렇게 쳐다보니?
사람들한테 니 자랑 할란다
하루 더 있다 가면 안 되오?
우리 아들 친궁께 밥 사 먹으라고 주는 겨
왜 이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걷나?
이거 혹시 유령마을 아니야?
겨우 이 정도에 기죽을 내가 아니다
지렁이의 눈에 나는 어떤 모습일까?
매일 싸워야 한다는 게 서글프지
농사 짓는 게 억수로 재밌는 기라
선배님, 벗으세요, 양말까지 모두
팥빙수도 리필이 되다니, 놀라운 걸
길 위에서 울며 보낸 오후가 저문다
완전히 시골아줌마 다 됐네
두 선녀들이 목욕한대요
숙제 안 해온 벌이 라면 먹기?
미리 연락했으면 현수막 걸었을 텐데
길은 나의 위대한 학교였다
올 여름 ‘국토종단’을 계획하셨다구요?
2...가을 흙내음의 즐거움
- 숨어 있는 우리 흙길 열 곳을 찾아서
진짜 그거 하나 보러 왔는교?
―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우리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가는 길
삶도 예술이고, 이야기 수준도 예술이네
― 정선 자개골, 아라리 한 자락에 종일토록 굽이도는 길
가다가 강가에서 요놈 한 잔씩 묵으면서 가
― 섬진강 따라 걷는 길, 새들이 날아오르는 호젓한 강변
인적 없는 산속에 내 비명소리만
― 정선 송천 계곡 백 리 길, 곳곳에 이어지는 아늑한 숲길
아, 가문의 망신이로고
― 대관령 옛길, 연인의 손을 잡고 걷고 싶은 길
한때는 꽃을 사모했으나 이제는 잎들이 더 가슴에 사무친다
― 인제 곰배령, 꽃 진 자리에 만개한 단풍 터널
‘뗏사공’들이 떼돈 벌던 옥빛 물결
― 영월 동강,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걷는 상쾌한 산행
우리는 아침가리로 간다!
― 인제 아침가리, 원시의 계곡처럼 청량한 숲길
이게 웬 떡이야? 걷다 보니 떡이 생기네
― 홍천 명개리에서 오대산 상원사까지, 단풍잎 도배지가 깔린 흙길
새들, 향기 배인 물 마시고 가라고
― 송광사 굴목이재, 잡목숲 스치는 바람 따라 걷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