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 타운 시소 : 시작하는 소설
이필원 지음, 개박하 그림 / 다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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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소설이라는 것은 정말 중요한 시작인 것 같아요 그때 어떤 책을 만났는가에 따라서

책을 더 좋아할 수도 있고 책을 지루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모두가 시기는 다르겠지만 읽기 좋은 편안하고 예쁜 책으로 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있는데요


저 역시 어린 아이들이 있는 부모이기에 아이의 첫 소설로는 뭐가 좋을까라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다림 출판사에서 '시작하는 소설'이라는 주제로 100페이지 내외의 소설책을

출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슈가타운'이라는 제목을 가진 책은 작고 얇았지만 그만큼 아이들에게는 부담이 없을 것 같았어요

무엇보다 책의 표지도 너무 귀엽더라고요 책의 뒷부분에 나오는 일러스트도

청소년들이 굉장히 좋아할 법한 일러스트였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보다 처음 소설을 시작하는 연령대가 조금 높게 선정된 것 같았어요

물론 제가 너무 일찍 소설책을 읽기 시작한 것도 있겠지만

초등학교 3학년 내외의 아이들이 보기엔 조금 어려워 보였습니다

내용도 초등학생보다는 중학생 정도의 아이들에게 잘 맞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알아보니까 청소년을 대상으로 제작된 책이 맞았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소설이라고 해서 제가 너무 연령을 낮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일단 책의 내용은 제목과 달리 조금 심각하기도 한 내용이었습니다

중독에 대한 이야기였거든요 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바로 청소년의 마약 중독이었습니다

엄마의 죽음 이후 불안감을 가지고 있던 주인공 유나는 하늘에서 내리는 달콤한 설탕 눈에 대해서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걸 복용하게 되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유나는 점점 그 달콤한 중독에 빠져 모든 것을 왜곡해서 보게 됩니다

책 속에선 유나가 느꼈던 감정들, 중독에 빠지게 되는 과정 같은 것을 볼 수 있어요

장편의 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이거나 자세하게 묘사되진 않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표현되지도 않았고 그 감정이나 상황을 적당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는 잘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청소년의 일탈, 중독 같은 내용을 꽤나 자극적이지 않게 상상력을 가득 담아서 표현하고 있었는데요

만약 어른들을 위해서 나온 소설이었다면 묘사가 지금보다는 더 사실적이었겠지만 이 책은 시작하는 소설로

주독자가 청소년들에 맞춰져서 그런지 묘사가 너무 예쁘게 된 부분도 있어서

아이들이 중독에 대해서 쉽게 생각하진 않을까라는 조금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용 자체가 좋은 분위기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경각심을 주기에는 충분해 보였습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아이들의 다양한 중독에 대한 이야기, 불안, 일탈 등등을 주제로 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흥미를 주면서도, 그레텔이나 마녀 같은 등장인물들,

마법과 같은 이야기를 통해서 상상력도 키울 수 있고

유나의 마지막까지의 이야기를 통해서 교훈도 조금씩 얻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렇게 행동하면 결국 끝은 어떻게 되는가..라는...

책은 완벽한 결말은 아닐 수 있습니다 여운이 남죠

하지만 아이들이 충분히 상상을 하고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남겨지는 게 오히려 더 좋은 거 같았습니다

사실 이 책보다 따뜻하고 밝은 내용의 책들도 충분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 책들로 처음 소설을 시작하기에도 나쁘지는 않겠죠

하지만 처음으로 두꺼운 책을 받아들게 되면 아이들은 부담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 부담감은 책에 대한 거부로 이어질 수도 있죠 그래서 저는 63페이지에 작고 귀여운 이 책이

아이들의 첫 시작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전달해 주시고 아이들이 읽은 후에는

같이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 아이들이 겪게 될 불안한 감정이 느껴져서 조금 많이 미안했어요

책 속의 유나가 느끼는 감정 이런 건 비단 부모를 잃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지금 당장의 우리 아이들 모두가 겪고 있는 감정은 아닐까요?

이 책은 아이들의 시작으로도 좋지만, 소설을 어렵게 생각하던 어른들의 첫 시작으로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치하지만 무언가 마음에 와닿는 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책 속의 유나는 당장의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이 깊은 곳에 숨겨놓고 남겨놓은 불안한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책을 만나 처음으로 소설을 시작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좋은 시리즈로 이어지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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