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같은 나의 연인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짝반짝 예쁜 홀로그램박이 박힌 이 책이 바로 '벚꽃 같은 나의 연인'입니다

표지에 나와있는 여성이 여자 주인공인 미사키의 모습이겠죠?

얼굴은 꽃잎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데 내용을 읽고 나면 크게 와닿는 표지랍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미용사인 미사키를 짝사랑하게 된 하루토는 미사키에게 고백을 하기로 결정했던 날

뜻밖의 사고로 인해서 미사키와 데이트 약속을 잡게 됩니다. 데이트는 순조롭지 않지만 그렇게 두 사람은 연인이 되어가죠

 

하지만 모든 영화나 소설, 드라마가 그렇듯 행복할 것만 같았던 두 사람의 앞에는 큰 시련이 다가옵니다

두 사람에게 닥쳐온 시련은 바로 미사키에게 찾아온 병인데요...

패스트 포워드 증후군이라는 일반인보다 몇 배나 빠르게 노화가 진행되는 난치병, 흔히 조로증이라고 불리는 병입니다.

옛날에 이범수 씨가 주연이었던 영화 '오! 브라더스'에서 조로증에 걸린 환자 역을 맡아서 연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단순히 조금은 우습게 생각할 수 있는 소재로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면 너무나 고통스럽고 슬픈 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과연 그와 그녀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요?

 

 

앞으로 변해 갈 모습을 너에게만은 보여주고 싶지 않으니까

하루토는 지금의 나만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너와 또래였던 나의 모습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자신의 병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된 미사키는 맘에도 없는 거짓말로 사랑하는 하루토에게 이별을 고합니다.

 

 

자신의 변하는 모습을 하루토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그 심정은 이해하지만

솔직히 미사키가 선택한 이별의 방법이 좋아 보이진 않았죠... (무려 잠수이별...)

 

어쨌든 이별을 하고도 서로를 그리워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안타깝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여름의 끝과 함께 둘은 헤어지고 가을로 넘어가서 미사키는 본격적으로 투병을 시작하고,

점점 빨라지는 시간을, 점점 변하는 자신의 매일을 살피기 시작합니다.

 

이 책에서는 미사키의 병으로 인해서 겪게 되는 둘의 슬픈 사랑 이야기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하루토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작가라는 꿈을 가지고 도쿄로 상경했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던 도쿄의 생활에

하루토는 그 꿈을 포기해버리지만 미사키에게 거짓말로 말했던 사진작가라는 말을 책임지기 위해서...

 

다시금 유명 사진작가의 어시스턴트로 들어가서 일을 시작하게 된 것과 동시에 감정적으로도 점차 성숙해집니다

물론 미사키의 발병 사실을 모르고, 미사키를 그리워하면서 혼자서 많이 힘들어하는데

그런 일을 겪으면 누구든 성숙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합니다

어쨌든 미사키의 발병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도 미사키 앞에서는

조금은 의연한 모습도 보이면서 힘이 돼주려고 하는 모습도 보이면서

초반에 미사키에게 고백도 못 하고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모습보단 많이 성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미사키가 떠나고 하루토는 뒤늦게 알게 된 사실로 하여금 죄책감과 동시에

방황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점차 모든 걸 받아들이며 미사키가 남긴 편지도 읽게 됩니다

 

애처롭지만 애정이 가득 담긴 미사키의 마지막 편지를 읽고

하루토는 다시 한 번 사진작가라는 일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생각해보면 사진작가라는 꿈을 마사키가 지켜준 것이나 다름이 없네요

다시 시작하는 것들이 매번 미사키의 말과 편지 때문이라니...

한편으로는 사랑에 빠져서 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노력을 하며

자신의 말을 지키려고 했던 모습이 참 귀여워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들은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노력을 했던 때가 한 번쯤은 있었을 테고...

그래서 그런 하루토의 모습이 이해도 되고요

 

책에서는 제목부터 비롯해서 벚꽃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편인데요.

둘의 시작도 하루토가 벚꽃을 보러 가자는 것으로 시작하죠

 

 

"벚꽃은 예쁘지만 금방 져 버리잖아요.

그 생각을 하면 왠지 서글퍼지더라고요."

 

 

하루토는 벚꽃은 예쁘지만 금방 져 버린다고 하면서

벚꽃이 담고 있는 의미를 조금은 알 수 있게 힌트를 남기는 말을 합니다.

 

뒤에 가서는 벚꽃 같은 미사키의 색깔이라는 식으로 벚꽃과 미사키가 비슷하다는 상징성을 나타내주기도 하고요

이런 이야기들은 미사키가 하루토의 말처럼 벚꽃같이 예쁘지만 금방 져 버린다, 사라진다는 의미로 유추할 수 있겠죠?

결국 미사키와 하루토의 사랑은 봄이 지나 벚꽃이 시들어버리는 것처럼 져버리고 말지만

봄은 다시 오고 벚꽃은 매년 그 자리에 다시 피는 것처럼

하루토의 마음속에도 미사키에 대한 기억과 추억은 항상 떠오르겠죠...

 

어쨌든 계절은 지나고 미사키는 떠납니다 남겨진 사람들은 슬퍼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살아가게 되었죠

하루토 역시 그녀를 사랑했던 시간을 가슴속에 새기고 그녀를 추억하면서 또 하루를 미래를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사랑을 시작한 봄, 이별하게 된 여름, 서로를 그리워하는 가을,

마지막으로 함께하는 겨울 그리고 그녀가 떠나고 만난 새로운 계절까지

일본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시한부의 사랑을 꽃처럼 아름답게 그려낸

뻔하지만 그만큼 더 슬픈 둘의 사랑 이야기였습니다.

남녀가 사랑에 빠지지만 한 명이 불치병에 걸리고 슬퍼하고 아파하고 헤어지고 결국 한 사람은 죽고

남은 한 사람은 슬퍼하지만 극복해 나간다는 많은 로맨스 소설에서 나오는 전개가 맞아요

다만 주변인들이나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복잡하지 않아서 감정선을 이해하기 쉬웠고 더 쉽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루토와 미사키가 어떻게 사랑을 시작하고, 어떻게 이별을 하고,

어떻게 서로를 그리워하며 마지막까지 어떤 사랑을 했는지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꼭 한 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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