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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
김웅 지음 / 부키 / 2018년 1월
평점 :
지금도 그럴 것 같지만 30년 전에도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 중에 집안에 '~사'자는 한 명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의사, 검사, 판사 등등.
그래서 시골 동네에서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사람이 있으면 동네잔치가 벌어지곤 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의사보다는 검사를 더 인정해줬거든요.
그래서 검사를 사칭하는 사기도 많았던 시절이었죠.
법대를 나오지 않은 사람이라도 일단 사법고시에 붙기만 하면 장래는 보장되던 시기였기에 똑똑하다고
자부하던 가난한 집안의 청년들은 오랜 기간 고시공부에 매달리곤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검사라면 왠지 일반 회사원과는 전혀 다른 일상을 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저자는 자신도 다른 평범한
직장인과 비슷한 생활형 검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내용이 저자가 검사로서 맡았던 사건들과 그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사기공화국 풍경에서 나온 사기꾼 할머니의 이야기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어떻게 평범한 할머니에게 속아 그 많은 돈을 잃어버릴 수 있는지,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평범한 서민들
이 왜 돈을 벌 수 없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도박에 빠져 가족을 내팽개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일어날 수 없을 거
라 생각했는데 그것 또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섬칫해지기도 했습니다.
3부의 검사의 사생활은 저자의 개인적인 기록이라 뭐라 말할 수 없지만 4부에서 말하고 있는 "법의 본질"
을 읽으며 우리나라의 법이 왜 선진국들의 법과 달리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성립될 수 밖에 없는지 조금
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론 과연 이 책을 출판하고 "김 웅" 검사가 무사(?)할 수 있을지 약간의 걱정이 들기도 했지
만, 그래도 대통령이 바뀌었으니 조금은 나아졌을거란 기대를 감히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