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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차려주는 식탁 - 어른이 되어서도 너를 지켜줄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기억
김진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2월
평점 :
음식 솜씨 좋은 친정 엄마를 안 닮아서 전 맛있는 반찬을 만들지 못합니다. 애들이 어릴 때는 별 얘기
가 없었는데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학교 급식을 먹게 되면서 유난히 집밥이 맛없다고 투정을 부리곤
하더군요.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기숙사 생활을 했던 아들이 오랜만에 집에 와서 하는 말이 "엄마 밥이 맛있어."
라고 해서 얼마나 놀랬던지요.
아들이 하는 말을 듣고 딸이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던 생각이 납니다.
그런 딸도 고등학교 때 잠깐 기숙사 생활을 한 적이 있는데 딸도 기숙사에서 집에 오면 "오빠가 왜
엄마 밥이 맛있다고 했는지 알겠어. 진짜로 학교 밥은 맛 없더라."
하지만 지금은 다 커서 집밥 보다는 친구들과 밖에서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보니 조미료를 치지 않는
집밥보다 밖에서 먹는 패스트푸드를 더 즐기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 또한 혼자 먹는 집밥보다 밖에서 먹는 밥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딸을 위해 매 끼니 정성을 다하는 아빠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리사들도 정작 집에서는 요리를 잘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것 같은데, 딸 때문에 제일
좋은 식재료를 구하고 연구하는 저자의 모습에 제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그 친구는 애들이 어릴 때부터 유기농 재료를 배달시켜 좋은 재료로 애들에게 맛있는 집밥과 유기농
재료로 직접 만든 빵을 만들어 줬기에 다 큰 지금까지도 애들이 피자나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는
아예 안 먹거든요.
딸의 입맛이 까다로워서 저자가 맛있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준 것도 있겠지만, 좋은 재료를 찾아 다니는
식품 MD(merchandiser)라는 직업때문에 15년 동안 좋은 재료로 만들어진 밥상을 딸에게 차려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15년간 딸의 이유식부터 사춘기까지 함께 해 온 아빠의 53가지 음식에 관한 이야기, 음식을 접점으로
딸과 함께 소통해 온 일상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식품MD라는 직업때문에 어떤 재료가 좋은 건지, 어떻게 조리해야 훌륭한 요리가 나올 수 있는지 알려
주고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딸을 위해 제일 좋은 재료를 사용해 맛있는 집밥을 해 주려는 아빠의 마음이 느껴져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