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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문구점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평점 :
지금은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를 통해 전혀 모르는 사람끼리도 이웃을 맺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갑
니다. 그 모든 게 인터넷 때문에 이루어졌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없던 7,80년대에는 청소년 잡지에 나온 펜팔을 원하는 사람의 주소로 직접 편지를
보내 친구가 되곤 했습니다.
서로 편지만 주고 받다가 상대가 궁금해지면 직접 만나기도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글과 글씨를 잘 쓰는 친구들은 항상 인기가 있었습니다.
글을 잘 쓰는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에게 많은 아이들이 편지를 대신 써달라고 부탁하곤 했습니다.
츠바키 문구점은 학창시절 글 잘 쓰던 친구들이 했던 것처럼 편지를 대필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츠바키 문구점의 주인 아메미야 하토코는 3년 전 선대(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문구점에 다시
돌아와 선대가 했던 대필 일을 하게 됩니다.
그저 막연하게 예쁜 글씨로 쓰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거절의 편지를 보낼 때는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이미 돌아가신 분이 살아 계신 것처럼 편지를 보낼 때는 정말로 그 사람이 쓴 것처
럼....
보통의 정성 가지고는 도저히 쉽지 않을 것 같더군요. 쉽게 카톡으로 이별의 문자를 보내는 지금과는
정말 다르더군요.
아메미야 하토코의 정성이 들어간 편지는 비록 거절의 의미일지라도 감동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고요한 바다였다가 한순간에 폭풍우로 돌변하는 바다의 느낌보다는 잔잔한 호수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필을 부탁하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들의 에피소드들과 츠바키 문구점의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로
꾸며져 있습니다.
제일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아메미야 하토코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던 선대(할머니)가 사실은
얼마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했는지를 선대(할머니)의 펜팔 편지를 보고 뒤늦게 알게 된다는 내용이었
습니다.
요즘처럼 이메일과 문자로 쉽게 대화를 주고 받는 시대에서 진심이 담긴 손편지는 누구라도 감동받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지금 이 순간, 생각나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손편지를 보내면 오늘 하루, 특별한 하루가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