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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0
와타야 리사 지음, 정유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7년 1월
평점 :
제일 먼저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슨 내용이지?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이라?'
책 표지를 보니 책상 위에 여자 모델이 나온 잡지를 놓고 한 손을 턱에 괴고 생각에 잠겨 있는 소년이
보입니다.
표지의 상단엔 여학생의 신발로 보이는 빨간 운동화가 보입니다.
금방이라도 발로 소년의 얼굴을 차 버릴 것 같은 모양새.
제목으론 소년의 얼굴이 아니라 등짝을 찰 생각인 것 같습니다.
제일 먼저 나온 소제목, 「나머지 인간」. 짐작컨대 왕따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읽어보니 왕따라기보다는 스스로 그룹에서 빠져나와 혼자만의 생활을 즐기는(?)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행동하는 아이들의 이야기.
사춘기 시절엔 대부분 또래들의 모임에서 소외당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과장된 행동을 할 때가 있습니다.
싫어도 좋은 척, 좋아도 싫은 척 가면을 쓸 때가 누구나 한 번쯤 있지 않나요?
하츠는 중학생일 때 친구들의 무리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일부러 밝은 척을 하고 수다를 떨곤 하던
여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일부러 밝은 척을 하는 것이 어쩐지 자신을 속이는 것 같아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듭니다.
니나가와도 같은 반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겉도는 아이입니다.
그런 두 아이가 한 사람으로 인해 서로의 삶에 끼어들게 됩니다.
그 사람은 바로 패션 모델 올리짱.
과학실 실험때문에 조별로 모이게 되어 친한 친구들끼리 같은 조로 모이게 되지만, 니나가와와 하츠는
아무도 선택하지 않아 마지막으로 인원이 모자란 조에 함께 들어가게 됩니다.
실험에 관심도 없이 패션잡지 표지에 있는 올리짱만 쳐다보고 있는 니나가와.
무심코 잡지를 보다가 툭 내뱉은 한 마디.
"나, 역 앞의 무지에서 이 모델 만난 적 있어."(p 13)
그 한 마디때문에 니나가와가 하츠에게 관심을 보이고 집에 초대합니다.
올리짱 오타쿠인 니나가와는 하츠에게 올리짱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집에 초대한 것 뿐인데,
하츠의 유일한 친구인 키누요는 니나가와가 하츠에게 관심이 있는 거라고 말합니다.
키누요의 말처럼 니나가와가 하츠에게 관심이 있는 걸까요, 아니면 괜스레 니나가와의 등짝을 발로
차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하츠가 니나가와에게 특별한 관심이 있는 걸까요?
이 책으로 저자는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최연소로 수상하고, 이 책 또한 일본에서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사춘기 아이들에겐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 마음엔 크게 와 닿지 않아 조금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