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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없이 모든 문제가 풀리는 수학책 - 복잡한 세상을 심플하게 꿰뚫어보는 수학적 사고의 힘
도마베치 히데토 지음, 한진아 옮김 / 북클라우드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중고등학교 시절에 수학을 좋아하고 잘 했습니다. 친구들이 제가 문과 성향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과로
가는 걸 보고 무척 놀랐다고 말하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이과로 간 이유는 취업에 유리한 전공을 선택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수학을
좋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안 풀리는 수학문제를 오랜 시간 붙잡고 풀어냈을 때의 그 쾌감!!!
때로는 밤을 새워 문제를 풀고 자다가 꿈속에서 문제를 마저 풀고 정답을 맞췄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아는 수학은 숫자를 가지고 노는 것이었습니다. 모르는 문제를 낑낑대며 풀어냈을 때의 그 감동!!!
그래서 영화 「굿 윌 헌팅」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수학이란 숫자로 문제를 풀고 풀 수 없는 문제들을 수학 기호들을 사용하여 증명하는 거라고 생각했
습니다.
그런데 책 속에선 다른 방면으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습니다.
처음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저자의 논리적인 설명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수학이란 학문은 단지 이미 정해진 해답을 찾기 위해 정해진 공식에 숫자를 대입하는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저자가 정의한 "+"와 "-"의 개념을 듣고 정말 놀랐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생각을 할 수 있지?'
저자의 설명을 들어보니 기존에 알고 있었던 수학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알려주고 있어 무척 흥미
로웠습니다.
작년에 구글이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을 4대 1로 꺽어 한동안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사람들은 당연히 이세돌이 이길 거라고 생각했고 써클 단체톡방에서도 연일 그 얘기로 바빴습니다.
대학 졸업 논문으로 컴퓨터 바둑 게임을 만들었던 친구가 제일 많이 놀라더군요.
30년이란 세월이 흘러서 인공지능의 기술이 많이 발전하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그래도 컴퓨터가
인간을 이길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바둑의 국면은 'Googol10의 100승'을 웃돌
정도로 많아서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가장 좋은 수'를 찾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구글의
알파고는 "딥러닝"을 통해 몇 수 앞까지 내다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딥러닝" 기술로 인공지능 컴퓨터가 바둑 챔피언을 이겼지만 저자는 그 이유를 인간이 몇 수 앞까지
내다볼 것인지 룰을 규정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한 번 이겼다고 해서 컴퓨터가 인간의 지혜를
능가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합니다.
가끔 인공지능이 인류를 지배한다는 설정의 영화가 나오곤 하는데 그때 필요한 것이 바로 수학적
사고라고 합니다.
자유를 존중하는 세계나 평화로운 세계, 또는 디스토피아 등 그 모든 것은 수학적 사고에 기초한
원칙을 가지고 있을 때 현실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설픈 명령으로, 대충 명령을 내린다면 몇 년 후 정말로 디스토피아가 실현될 수도 있다며 자신이
원하는 세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보 공간을 자유롭게 구축하기 위한 수학적 사고가 반드시 필요
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