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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후기청년 - 당신의 진짜 인생이 시작된다
송은주 지음 / 더난출판사 / 2017년 2월
평점 :
남편이 40살이 되던 해, 첫 날 제게 그랬습니다. 40이라는 숫자가 무척 무겁다고, 당신도 마흔이 되면
알게 될 거라고...
그 당시 남편의 말을 듣고도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마흔이 어때서? 그다지 심각하단 생각을 하지
않았었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건강하기만 하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어? 뭐든 마음 먹기 나름이지.
남편은 직장에 다니고 있었고, 전 집에서 과외를 했었기 때문에 건강하기만 하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었죠.
그런데 30대 후반에 생각지도 못했던 복병, 뇌출혈로 쓰러져 건강을 잃고 나니 미래가 걱정되기 시작
했습니다.
아이들은 어리고 벌어놓은 재산도 없이 맞벌이에서 외벌이로, 게다가 지금까지 계속 들어가고 있는
병원비.
전 100세 시대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재산이 있고 건강한 사람에게는 100세 시대가 축복이겠지만
건강과 경제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100세 시대가 마냥 기다려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100세 시대에서 40대 50대는 중년이란 말보다는 후기 청년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고 합니다.
그 전까지는 가족을 위해 희생했다면 이제는 자신을 위한 제2의 인생을 화려하게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
합니다.
한편으론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맞지 않는 말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결혼하지 않은 싱글이거나 결혼을 일찍 해 이미 아이들을 다 독립시켜 내보냈다면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갈 수 있겠지만, 요즘처럼 결혼이 늦어지는 경우엔 40대 50대에 아이들이 초등학생일 경우가 많습니다.
과연 그런 경우에도 후기청년이라고 외치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가족을 부양하는 걸 내팽개칠 수
있을지 조금 의문이 듭니다.
게다가 명예퇴직이란 이름으로 40대에 직장에서 어쩔 수 없이 밀려난 사람들에게 후기청년이란 허울좋은
이름을 붙여주며 앞으로 나아가라고 채찍질하는 것이 과연 위로가 될 수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년이란 이름보다 후기청년이란 이름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것이 100세 시대를
맞이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중년이란 이름으로 인생의 내리막길에 들어섰다고 생각하기보다 후기청년이란 이름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
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보다 건설적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우리의 인생살이를 야구의 '타자'에 비유한다. 삶이라는 그라운드에 유니폼을 갖춰 입고 타석에
선 타자에게는 날아오는 공을 처리할 의무가 지워진다. 끊임없이 날아오는 공을 향해 방망이를 휘두를 것
인지, 그냥 놔둘 것인지부터 공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시시각각 판단하고 대응해야 한다.
공은 스트라이크일 수도 볼일 수도 있다. 때로는 시속 150킬로미터를 넘나드는 강속구로 꽂힐 때도 있고,
예상치 못한 변화구가 날아오는 일도 빈번하다. 타자로서 우리는 투수의 공이 어떤 변화구이든 받아낼 것
이라고 가정한다. 때로는 번트를 대고 때로는 안타를 치며 그럭저럭 경기를 운영해간다. 모든 기회가 정확
히 맞아떨어진다면 한 방의 속 시원한 홈런이 터지기도 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은 마치 타자처럼 날아오는 공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렸을지도 모른다. 투수가
안타나 홈런을 칠 공을 던져줄 것이라 기대할 수도 없고, 피하고 싶은 공이 날아왔다고 해서 도망칠 수도
없다. 마치 인생을 살다 보면 갑자기 즐거움이나 기쁨, 공포와 좌절, 병마와 결별이 출몰하는 것처럼 다양
한 변화구가 날아드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타자가 어떤 변화구에는 자신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타자가
받아내기를 꺼리는 공의 행태를 알아낸 투수는 계속해서 그 볼을 던지려 할 것이다. 결국 타자는 출루도
하지 못하고 삼진아웃을 당하게 된다. 타자로서는 어떻게든 그 공을 요리해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날아오는 공에 대한 자신의 반응이 상황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라는 점이다. (p 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