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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내어 읽는 즐거움 - 삶을 바꾸는 우리말 낭독의 힘
정여울 지음 / 홍익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정여울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참 맛깔나게 글을 쓰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작가라 하더라도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정여울 작가의 강의는 꼭 한 번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 다닐 적에는 국어 시간에 "시"를 읽는 것이 무척 고역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도대체 "시"가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재미를 느끼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많은 "시"들은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작가님이 권하신 것처럼 소리내어 읽어보면 정말로 '내 삶'을 바꿔줄 것만 같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책을 읽을 때도 소리내어 읽기 보다 눈으로 빨리 읽고 해치워버리겠다는 느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시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기도 어려웠고 무엇보다 어떤 시가 좋은 시인지 알 수가 없었거든요.
주로 "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것들은 "소설"의 한 부분이기도 하고,
때론 노래 가사이기도 하고, 그 밖의 다양한 문학 작품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읽었던 "시"가, "소설"이, "수필"이 저자의 설명으로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어라, 여기에 이런 의미가 있었어?'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저자가 소개하는 다양한 글들을 곱씹어보고 저자의 설명과 제 느낌과 비교해가며 읽으니 색다른 느낌의
독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 큰 소리로 책을 읽는 스타일이 아니라 혼잣말로 나지막히 읽어보았지만 그래도 눈으로 읽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정채봉 시인의 <어머니의 휴가>라는 시는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요. 돌아가신 어머니가 휴가를 받아
다시 살아오신다면 가장 서러운 일 한 가지만 일러바치고 엉엉 울고 싶다던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이 아팠습니다.
괜히 엄마에게 한 번 더 전화를 걸었다지요.
엄마가 살아계신 게 얼마나 제게 큰 축복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시"들을 다시 한 번 소리내어 낭독해봐야겠습니다.
어머니의 휴가
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