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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글자 책] 나이 롱 글쓰기 - 글 쓰는 노년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명로진 지음 / 각광 / 2016년 6월
평점 :
70대, 80대 어르신들이 하시는 말씀 중에(특히 여자분)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 정말 기가 막힌 소설이 될텐데..."
6.25를 거치고 동생들 뒷바라지 때문에 자신의 공부를 포기해야 했던 수많은 언니, 누나들.
우리 어머니도 8남매의 장녀로 태어나 외할머니가 일하러 가실 동안 막내 삼촌을 업고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셨다고 합니다.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셔서 그게 한이 맺힌다며 저희 형제들은 없는 살림에 서울로 유학까지 보내
셨죠.
팔순을 바라보는 어머니는 옛날 고생했던 이야기를 이제는 글로 남겨놓고 싶어하시더라구요.
어쩌면 당신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써 내려가며 지나온 세월들을 되새겨보고 '그래, 힘들었지만 그래
도 참 잘 견디고 살았다.'라고 당신 스스로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고 싶으신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읽고 싶어도 눈이 침침해서 잘 보이지 않는다는 어머니에게 좋은 글들을 큰 글씨로 다시 타이핑을
해서 보내드릴까 생각해 본 적이 있지만 그저 생각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당신께서 직접 당신이 힘들게 살아내셨던 이야기를, 자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면 책을 쓰고 싶으신 제 어머니 연배의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1. 글자의 크기가 커서 돋보기를 쓰지 않고도 읽을 수 있습니다.
2. 어떻게 글을 쓸 것인지 설명한 후에 직접 글을 써 볼 수 있도록 글쓰기 노트를 첨부했습니다.
글쓰기 연습을 할 때 어떤 주제로 글을 쓸 것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어 책에서 물어보는 질문에 답하다
보면 자신만의 책 한 권이 뚝딱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자신의 업적을 내세우지 말고 자기에게 솔직해지고 치부까지
드러낼 수 있어야 좋은 글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거 쓰면 난 끝인데…' 하는 이야기를 써야 그 책이 주목받고 읽힌다고 합니다.
저자는 일정한 글쓰기 수업을 받지 않은 상태라면 내용이 거기서 거기라며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고 합니다.
감동과 재미, 두 가지를 잡으려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재미있어야 사람들이 책을 읽기 때문에 감동보다는
재미를 제1순위에 두라고 말합니다.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하나만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글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려면 핵심내용만 콕 집어 확실하게 주장하라고 합니다.
전문적인 글쓰기엔 많이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서 알려주고 있는 방법대로 따라한다면 글쓰기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충분히 첫 발걸음은 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