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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섬
이경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7월
평점 :
총 8편의 단편을 실은 소설집입니다.
단편소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편인데 깊은 인상을 남긴 소설이 많았습니다.
<콩쥐 마리아>는 가족을 위해 희생한 마리아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제목처럼 콩쥐의 인생을 살진
못합니다. 공장에 다니며 오빠들을 뒷바라지 하고 뒤늦게 결혼하려고 했으나 나이가 많은 노처녀라는
이유로 첩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연애질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겨난 후 미군과 결혼하여 미국에 정착하게 됩니다.
그녀를 통해 미국시민이 된 한국인이 백 명이 넘는데 그들은 모두 그녀를 멀리합니다.
한인 미주 이민 백 년을 기념하는 특집 프로그램에서 잉터뷰를 한 그녀에게 오빠들은 가족의 치부를
드러냈다며 분노를 금치 못합니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었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식입니다.
<미움 뒤에 숨다>는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 아버지에게 매를 맞으며 살아야 했던 나와 동생들,
엄마가 뒤늦게 할리우드 산에서 자살한 아버지의 장례를 치루고 매년 제사를 지내면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되새김하는 내용입니다.
<언니를 놓치다>는 6.25 전쟁 중 북으로 건너간 언니를 기다리며 평생을 혼자 살아왔던 동생이
이산가족 상봉에서 그렇게 그리던 언니를 만나지만 자신이 기대했던 모습과 너무 다른 언니의
모습때문에 혼란을 겪는 동생이 주인공입니다.
제일 마음이 아팠던 내용은 <세상의 모든 순영 아빠>였습니다.
성폭행을 당한 순영 엄마의 말을 믿어주지 못해 결국 순영 엄마를 자살로 이끌었던 순영 아빠가
무죄를 선고받은 성폭행범을 끝까지 밀어부쳐 결국 유죄를 받아내고 아내의 무덤에서 통한의
눈물을 흘리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부부 사이에 굳건한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책에 나오는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으로 고통받고 있는 모습들이 안쓰러워 꽤 오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