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여, 남자를 읽어라
미우라 슈몬 지음, 전선영 옮김, 사석원 외 그림 / 아주좋은날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내여, 남자를 읽어라!!!
무슨 내용일까 무척 궁금했습니다. 처음엔 이 책을 읽으면 남편의 속마음을 알아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습니다. 

올해로 결혼 한 지 이십 년이나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남편의 속마음을 짐작조차 할 수 없었거든요.
다른 부부들을 보면 부부간에 꿍짝이 잘 맞아 같이 놀러 다니기도 한다던데, 우리 부부는 달라도
너무 다르거든요.

신혼 초에는 사랑으로 상대방의 결점이 눈에 안 보인다는 말처럼, 젊었을 때는 말이 없어서 멋있게
보였던 장점이 나이가 들면서 너무 융통성이 없고 답답해 보이는 겁니다.

밖에서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집에 와서 입을 다물어버리기 때문에 옆에 있는 사람은 답답할 지경
입니다. 슬쩍 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냐고 물어도 "없었어, 괜찮아"라는 말 뿐입니다.

스트레스를 수다로 푸는 저와 달리 남편은 마음 속으로 혼자 삭히는 스타일입니다.
남편이 마흔이 되었을 때 한숨을 쉬면서 "당신도 마흔이 되면 알게 될거야."했는데 제 나이 마흔이
되었을 때도 전혀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몇 년 전 남편이 오십이 되던 새해 첫 날, 아무도 자신을 축하해주지 않는다면서 심란해하더군요.
그래서 정식으로 오십이 되는 남편의 생일날, 친정과 시댁에 문자를 돌렸습니다. 축하문자를 보내
달라고 말이죠. 생각지도 못했던 생일축하 문자 폭격을 받은 남편은 무척 좋았는지 제게 고맙다는
문자를 보내더라구요.

이제 저도 이 년만 있으면 오십이 되는데 과연 한 사람의 인생에서 오십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와 닿지 않았던 오십의 의미,
한 사람의 인생을 80으로 보고 하루 24시간으로 비교해봤더니 오후 두 시경에 해당되더군요.
저자는 오십이 바로 진정한 중년에 해당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점심시간을 지나고 한창 일에 몰두할 때인데 정작 인생에서 오십이라는 나이는 정년이
얼마남지 않은 상태에서 언제 회사에서 나가라고 할 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시기입니다.

설령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이 되었다고 해도 오십이 되면 몸 여기저기에서 돈을 달라고 아우성
입니다. 이제 일에서 벗어나 제2의 인생을 살고 싶은데 마음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다양한 중년의 모습들이 무척 공감이 되어 "맞아, 맞아"하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이유는 직접 현실로 다가온 미래에 대한 두려움때문
이었습니다.

저자는 중년을 앞둔 사람들은 다음의 아홉 가지를 생각하라고 합니다.
노아가 신의 계시를 받아 방주를 만들었듯이 제대로 된 노후설계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반려자를 소중히 아껴줘야 남은 인생에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으니 지금부터 아내를 도와주라고
합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병을 자랑하고 혼자서도 요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귀를
열어두어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 치매가 진행될 수 밖에 없으니 그것 또한 감안하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라는 건 낮잠을 자다가 죽음을 맞고 싶다는 것이라는데, 그 말도 무척 공감이 되는 말이었습
니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읽으면서 내내 고개를
끄덕거릴 수 밖에 없었던 책이었습니다.
한 편으론 공감이 되면서 한 편으론 아쉽고 슬프기도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