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열여섯 살 헤이즐은 갑상선 암이 폐로 전이 되어 늘 산소탱크를 가지고 다니는 암환자입니다. 

집에서 거의 나가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고 판단한 헤이즐의 엄마는 그녀가 

서포트 그룹에 나가기를 바랍니다. 

같은 처지에 있는 환우들을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헤이즐은 가기 싫었지만 부모님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그 곳에 가게 됩니다. 

어느 날 유일하게 눈짓으로 소통하고 있던 아이작이 자신의 친구 어거스터스 워터스를 모임에 데려

옵니다. 

그날 모임의 주제는 두려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어거스터스는 자신은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것이 제일 두렵다고 말합니다. 

헤이즐은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모든 사람들은 잊혀지게 되어 있는 거라며 무시하라고 말합니다. 

 

"언젠가 그런 날이 올거야. 우리 모두 죽는 날이. 모두 다. 인류가 죄다 사라져서 누가 이 땅에

존재했다는 사실도, 우리 인류가 여기서 뭘 했다는 것도 기억할 사람이 전혀 없게 되는 날이

올거라고. 너희들은 고사하고 아리스토텔레스나 클레오파트라를 기억하는 사람조차 없어지는

거야. 우리가 하고 만들고 쓰고 생각하고 발견했던 모든 것들이 잊히고 이 모든 것들이 무(無)로

돌아가게 되는 거야."

....

".....유기체가 사라진 다음에도 세상은 존재할 거야. 이런 필연적인 망각이란 게 걱정된다면,

그냥 무시하라고 충고하겠어.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 (p 17)

 

헤이즐의 대답을 읽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주 가끔 '만약 내가 죽는다면 날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서글펐는데 

헤이즐의 대답을 들으니 조금은 위로가 됩니다. 

 

사람들에게 잊혀질까 두렵다는 어거스터스도, 모든 사람들이 다 사라질테니 무시하라는 헤이즐도 

이해가 됩니다. 

 

아주 강력한 인상을 남긴 두 사람, 역시나 이 소설의 주인공들입니다. 

새롭게 등장한 어거스터스가 매력적이기도 했지만 자신을 자꾸만 힐끗거리며 쳐다보는 것때문에 

헤이즐 또한 어거스터스가 신경쓰입니다. 

왜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봤느냐는 헤이즐의 물음에 "왜냐하면 네가 예쁘니까."라고 말을 하는 

어거스터스. 

 

어거스터스는 헤이즐이 <브이 포 벤데타>에 나오는 나탈리 포트만을 닮았다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집에서 그 영화를 같이 보자고 초대합니다. 

 

골육종으로 아프기 전까지 농구를 했었던 거스. 거스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이즐은 거스에게 

<장엄한 고뇌>라는 책을 읽어보라고 권합니다. 거스도 헤이즐에게 비디오 게임을 소설화한 <새벽의

대가>를 읽어보라고 합니다.  

 

거스는 <장엄한 고뇌>를 읽고 나서 책의 결말을 알고 싶어합니다. 

헤이즐도 책의 마지막이 이상하게 끝나 작가에게 편지를 써 봤지만 답장은 없었습니다. 

작가가 10년 째 은둔 생활을 하고 있어서 연락이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거스의 노력으로 드디어 작가와 연락이 되고 헤이즐과 거스는 작가를 만나러 직접 네덜란드로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들이 기대했던 것과 너무나 다른 모습의 작가에게 실망한 두 아이들. 

 

늘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헤이즐과 거스의 짧고도 강렬한 사랑 이야기는 꽤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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