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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인 수술 보고서 ㅣ 시공 청소년 문학 56
송미경 지음 / 시공사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사람이 여행을 하다가 길을 잃고 헤매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걷다가 발견한 마을.
그는 반가운 마음에 한 걸음에 달려가 자신에게 길을 알려줄 누군가를 찾았습니다.
처음으로 발견한 집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집에서 나온 사람은 한쪽 다리만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길을 묻고 있자니 여기 저기에서 사람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그런데 마을에서 보이는 사람들 모두가 한쪽 다리만 있는 것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보자 웅성거렸습니다.
두 다리가 있는 그를 이상한 듯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과연 그 남자는 그 마을에서 정상인일까요?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는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되고 누구의 판단으로 가려지는 것일까요?
나와 조금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을 비정상으로 규정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최초로 광인 수술을 시도한 김광호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오만한 신경정신과전문의 협회'에
제출할 보고서입니다. 수술을 받은 이연희의 기억으로 이 보고서는 작성되었습니다.
최초의 광인 수술을 할 환자는 그에게 3년 동안 치료받고 있는 이연희 양입니다.
환자 이연희는 사춘기 이후 심한 강박 장애를 드러냈으며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약물 치료와
행동 요법을 병행해 오다가 만 열일곱 살이 되던 해 광기 말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p 8)
이연희는 의사에게 광기 말기 판정을 받습니다.
광기 말기의 종말은 무엇이냐는 큰언니의 질문에 의사는 "짐승이 되는 거죠."라고 답합니다.
결국 가족들과 이연희는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하고 광기를 벗어나 정상인이 되는 수술을 받게 됩니다.
책의 내용은 이연희가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그녀가 느끼는 생각과 감정들을 기록한 것입니다.
그녀의 기억을 따라가다 보면 그녀의 광기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추측할 수 있지만 책을 읽으면서
제가 느낀 건 '과연 이연희가 광인일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녀를 괴롭히고 왕따를 시켰던 가장 친한 친구와 같은 반 아이들, 그걸 알면서도 방관했던 담임
선생님이 비정상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보다 약하다고, 나와 조금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을 비정상이라고 낙인 찍을 수 있는 권한은 누구에게도
있지 않습니다. 나와 다르다는 것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담담한 어조로 마치 자신이 당한 일들을 제3자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써내려간 이연희의 앞으로의 인생이
지금보다 훨씬 더 편안하고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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