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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류
이립 지음 / 새움 / 2014년 4월
평점 :
아주 가끔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상태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조금은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
특히 건강을 잃은 사람들이라면 시간을 되돌려 건강 관리를 더 철저히 해서 건강을 유지하고
싶을 것이고 사고를 당한 사람이라면 사고를 당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을 것입니다.
그래서 종종 타임머신을 꿈꾸곤 합니다.
아프기 전에, 사고를 당하기 전에 미리 조심할 수 있도록 알려줄 수 있는 타임머신을,....
그런데 굳이 타임머신이 아니라 자신의 혈액을 통해 여러 명의 자신을 복제할 수 있다니,...
그것도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기발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울대학교 생명공학부 김현철 교수, 그는 지식과 경험이 혈액을 매개로 전파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험을 통해 증명해 보입니다.
그의 실험은 성공했고 순식간에 그는 전 세계의 관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김현철 교수는 인간에게는 혈액을 통한 지식의 전달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발표하게 됩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그의 이름이 사라져갈 무렵, 그는 정부로부터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받게 됩니다.
과연 그 프로젝트는 무엇이었을까요?
김종훈은 일요일에 내키지 않은 부산 출장을 가게 됩니다. 마침 KTX 선로의 노화로 새롭게 개통하는
TF호의 첫 열차 운행에 타게 되는데 그 기차엔 대통령도 탑승하게 되어 기차역은 경호원들과 기자들로
꽉 차 있었습니다.
김종훈의 옆 좌석에 탄 노신사의 정치 이야기에 대꾸하기 싫어 잠을 청하기로 하는데,...
잠에 빠져 든 그를 깨우는 노신사.
눈을 뜬 그의 시야에 포착된 건 폭탄의 기폭장치를 들고 승객들을 위협하고 있는 한 일본인이었습니다.
옆 자리의 노신사는 일본인에게 달려가고 김종훈은 순간적으로 위기감을 느껴 넓은 수납공간으로 몸을
숨깁니다.
곧이어 들리는 폭발음. 대통령을 노린 열차 테러로 결국 그 열차에 탔던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승객은
사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일 년 뒤 전대미문의 열차 테러 사건에 대한 전말이 TV 토론을 통해 하나씩 벗겨집니다.
그건 "위기 관리 12조 8항의 인간 복제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 및 이에 준하는 중요 인물이 테러 등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게 되면, 대중에게 사망
소식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 한해서 인간 복제를 허용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미 죽은 사람이라도 혈액과 조직의 습득이 사망 후 빠른 시간 안에만 이루어진다면 인간 복제가 가능
하게 되었고, 정부에서는 비밀리에 테러 사건의 배후를 밝혀내기 위해 김종훈의 복제 인간을 만들게 됩니다.
죽은 사람의 기억까지 복제되기 때문에 복제 인간은 자신이 복제되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그
사람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김종훈은 자신이 복제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이 복제인간으로 다시 태어난 이유가
대통령의 비자금을 가로채기 위한 사람들의 욕심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에게서 정보만을 빼내고 없애려는 사람, 민중현. 그는 대통령의 비자금을 가로채기 위해 김종훈에게
대통령의 기억을 주입합니다. 김정훈은 자신의 기억과 대통령의 기억을 갖게 되고 그것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혈액만 있으면 그 사람을 똑같이 복제할 수 있게 되고 사람의 기억까지 소유할 수 있다고 하니 한 편으론
건강한 삶을 살게 되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나의 혈액으로 나의 기억까지
소유할 수 있게 된다면 정말 끔찍할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인간복제에 대한 논란은 쉽게 끝이 날 것 같지 않네요.
소설과 같은 세상이 온다면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많을 것 같고 무섭기도 할 것 같네요.
내용 자체가 흥미로워 꽤 재미있게 읽었던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