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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사태, 그날 밤의 기록
한유라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12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12월 3일 밤 10시 경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령을 선포한 것이다. 무심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2024년에 계엄이라니, 말이 되나?
난 소위 말하는 586세대이다. 중학교때는 광주에서 5•18을 직접 겪었고 대학을
서울로 오면서 6.10 항쟁을 겪었다.
광주에서는 다니던 중학교가 전남대학교 안에 있어서 전대 정문을 통과해야 했다.
5월 17일 토요일에 전대 정문 앞에 군인들이 줄지어 앉아있길래, '뭐지?'라는 궁
금증이 생겼지만 바로 학교로 갔다.
하지만 조회시간에 들어오신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바로 집으로 가서 비상연락망
으로 연락이 갈 때까지 절대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저 학교에 안 간다는 생각으로 신 나서 집에 돌아온 것도 잠시, 다음날 5월 18일
은 주일이라 교회에 가야 했는데, 교회에 갈 수 없었다.
어른들은 아이들은 집에 있어야 한다고 했고, 새벽마다 누군가의 집에서 콩 볶는 소
리(타닥타닥)가 들리곤 했는데, 그건 바로 총 소리였다.
대학에 올라오고 나서야 광주 5월 18일의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었다.
텅 비어 있던 시내, 간혹 트럭에 올라탄 시민군들의 모습, 엄마와 동네 아줌마들이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군에게 주었던 모습, 상무관에 시체가 쌓여 있다는 소문만 주
워들었을 뿐이다.
서울로 대학을 온 후 대자보를 통해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었고,
87년 고문사건으로 박종철 군이 죽고 그 후 연세대학교의 이한열 열사가 최류탄을
맞고 쓰러진 후 촉발된 전국의 대학생들의 수업거부, 학교 동기들과 명동성당까지
가서 함께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동반된 6.10 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하였고, 노태우
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88년 서울 올림픽이 서울에서 열리게 되면서 안정을 되찾는 듯 했다.
비록 IMF를 겪긴 했지만 금모으기 운동으로 대한민국은 생각보다 빨리 IMF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24년 12월 3일 현직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
복하려고 하는 반국가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서였단다.
반국가세력은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이 책은 말도 안 되는 24년 12월 3일 그날 밤의 기록, 긴박했던 그 당시의 상황들을
간략하게 타임라인으로 소개하고 그 뒤에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계엄령이 무엇이고 그동안 대한민국에 내려진 역대 계엄령엔 어떤 것이 있는지 살
펴보고 있다.
12.3 계엄령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계엄령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친 영향과 국
제적으로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더불어 삼권 분립의 구조와 정치•법률 관련 용어를 소개하고 있다.
12.3 계엄령의 후유증은 생각보다 클 것 같다. 한 나라를 책임지는 대통령이 거대
야당이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다고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던 계엄령을 내린
다는 게 말이 되나?
거대야당이 잘 했다는 것이 아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민들이 뽑아준 사람들이
다. 자신들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들의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데 왜 그들은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가!!!
이번 12.3 사태가 모든 국민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정치인들이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지켜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