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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그림, 정연복 옮김 / 시공주니어 / 2023년 11월
평점 :
언제 처음으로 <어린 왕자>를 읽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유명한 말들때문에 그 책을 읽었다고 생각한건지, 아니면 책을
읽고 나서 그 말들이 유독 마음에 남아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린 왕자> 속 말들은 저를 길들여서 <어린 왕자>에 관련된 책이라면 무조건
수집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버전의 <어린 왕자>를 읽었고, 모았고, 누군가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
습니다.
그동안 읽었던 책들은 대부분 <어린 왕자>에 나온 원화를 그대로 가지고 왔었는데, 이
번에 읽게 된 책은 원작의 내용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그림만은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작가의 그림을 사용했습니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사랑받은 <어린 왕자>의 그림을 새롭게 그린다는 건 자칫하면 수많
은 <어린 왕자>팬들에게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모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또한 처음 읽기 전엔 '과연 생텍쥐페리의 그림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
었는데(그동안 읽었던 여러 버전의 어린 왕자들 속 그림 실력은 생텍쥐페리보다 뛰어납
니다만 마음에 깊이 와 닿진 않았습니다), 이 책은 확실히 원작과는 또다른 즐거움을 주었
습니다.
특히 원작에 없었던 나(조종사이면서 생텍쥐페리)의 모습은 꽤 신선하게 다가왔고, 원작
에서는 화산과 장미꽃과 양이 함께 있는 모습이 없었는데, 이 책에서는 조그마한 별에 함
께 공존해 살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있어서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졌습니다.
노란 뱀의 도움으로 육신을 벗어던지고 어린 왕자를 기다리고 있을 단 하나의 장미가 있는
그 별로 돌아간 어린 왕자가 벌써 그립습니다.
번역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전에 제가 읽었던 <어린 왕자>는 존댓말로 번역이 되어 있어서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은 어린 왕자가 처음 본 지구별 어른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과정을
반말로 해석해 그게 더 자연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어린 왕자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생텍쥐페리와는 다른 느낌을 가진 그림을 원하는 분이라면
이 책도 꽤 높은 만족도를 가져다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