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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얻는 지혜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46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평점 :
대인관계와 개인의 성찰에 대해 읽었던 책은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과 자기관리론,
초역 <니체의 말>, 후기 스토아학파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수상록
등이었습니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풍부한 예화를 통해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재미도
있어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대인관계 서적입니다.
반면 철학자들의 수상록들은 예화보다는 짧은 글로 정확하게 인간의 마음을 성찰하고
인간 관계에 관한 조언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스페인에서 나고 자라 18세에 예수회에 입회한
후 철학을 공부하고 그 후 사제 서품까지 받았던 성직자였습니다.
성직자가 출간한 책이라 종교적인 색채가 강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고 보통의
사람들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도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생각하는 건강한 삶의 목표는 성공과 세상에 이름을 알리는 것에 있지 않고 각
개인의 성숙에 있다고 합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수상록도 황제 개인의 일탈을 조심하고 늘 경계하라고 말하
고 있는데, 이 책 또한 자신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적들에게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는
지, 자신을 공격하려는 사람들을 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번호가 붙은 300개의 단락을 다시 총 8부로 나뉘어 소개하고 있지만, 굳이 순
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원래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쓴 책은 모두 열두 권이었지만 실제로 모든 책이 출간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가 교회의 허가 없이 책을 출간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고 감금
과 감시까지 받았다고 하니 시대를 잘못 타고난 철학자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17세기에 살았던 사람이었는데도, 그가 쓴 이 책의 조언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에게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습니다. 그럴 때 이 책에
서 적절한 조언을 찾아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호의를 얻으려면 먼저 호의를 베풀어야 한다. (p 69)
예의 바르다는 평판을 얻어라. 무례할 때 모두의 분노와 경멸이 일어나듯,
예의가 바를 때 모두의 호의를 얻는다. (p 162)
참을 줄 알라. 오랜 시간 평정을 지켜왔어도 한순간의 분노나 쾌락으로 일
을 망칠 수 있다. 그리고 때로는 한순간의 쾌락이 평생의 수치가 될 수도
있다. (p 247)
아무 조건 없이 베푸는 호의는 없다. (p 266)
당신의 견해를 한 번도 반박하지 않은 사람을 높게 평가하지 말라. (p 287)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