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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대여점 - 무엇이든 빌려드립니다
이시카와 히로치카 지음, 양지윤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9월
평점 :
자신이 원하는 외모를 대여할 수 있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대여하려고 할까요?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사실 공부만 잘 하면 많은 단점들을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공부를 잘 하는 것보다 외모가 더 중요한 가치가 된 것 같습니다.
알수없는 사람의 속마음이나 성격보다는 제일 먼저 눈에 보이는 얼굴로 판단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많은 사회 초년생들이 면접을 잘 보기 위해 성형을 한다는 얘기도 종종 들려옵니다.
책을 다 읽은 후 아르바이트 하러 나가는 딸에게 "넌 만약 돈으로 네 외모를 더 예쁘게 바꿀 수 있다면 할 거
야?"라고 물었더니 곧바로 "안 해, 난 내가 좋아."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한편으론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도대체 저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외딴 마을에 문을 연 '무엇이든 대여점 변신 가면' 가게는 손님이 원하는 '외모'를 하루 동안 대여할 수 있습
니다.
누구나 한 번쯤 돌아볼 만한 뛰어난 외모로 변신할 수 있다는데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 대여점엔 특별한 점원들이 있습니다. 바로 뛰어난 외모로 변신 가능한 변신 여우 구레하와 사와카
입니다.
이 대여점의 점장은 이제 겨우 대학교 1학년인 아즈마 안지입니다.
여우를 부려 외모를 맞바꿔주는 신비한 능력을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아즈마 안지.
아즈마 안지는 할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학교 생활과 '무엇이든 대여점 변신 가면'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외모'를 대여하고 싶다고 신청하면 예쁘고 잘 생긴 외모를 24시간 동안 대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손님은 17살의 시바타 사쓰키, 자그마한 동네의 안터넷 사이트에서 '외모'를 대여해준다는 소개말
에 무심코 신청하게 됩니다. 화장이나 복장으로 외모를 변신시켜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가보니 외
모가 뛰어난 변신여우와 사쓰키의 혼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외모에 자신이 없었던 사쓰키는 아름다운 미소녀(여우) 호노카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외모때문에 주눅이 들고 자신이 없었던 사쓰키는 미소녀 호노카의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더 당당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준 건 볼품없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외모를 가진 호노
카였습니다.
외모대여 서비스를 통해 평범한 얼굴이라도 밝은 얼굴로 자신감있게 웃을 수 있다면 사람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겉모습만 보고 노골적으로 태도를 바꾸는 사람들은 신경 쓸 필요 없
는 사람들이니 무시하면 된다고 생각을 바꾸게 되지요.
요즘처럼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정말 중요한 건 외모보다 아름다운 내면을 가꾸는 것, 자신을
사랑하는 것, 자존감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10개의 대여계약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는데 아즈마 안지 어머니의 사연이 특
히 안타까웠습니다.
안지의 어머니는 아들 안지에게 할아버지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낼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이다 싶으면
궁합같은 건 신경쓰지 말고 꼭 옆에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안지 어머니의 말처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때문에 죽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을까요?
다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문득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고민과 안지 할아버지의 고민이 겹쳐 보입
니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한 편 읽어 즐거웠습니다. 만약 소설처럼 외모 대여점이 있다면 난 이용했을까?
생각해봤는데 전 외모는 말고 지금 얼굴에 건강한 몸만 가져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여름 밤 꿈처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