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인 더 다크 - 어느 날 갑자기 빛을 못 보게 된 여자의 회고록
애나 린지 지음, 허진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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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의 모든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도록 일깨워준 책"이라고 평한 <뉴욕타임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한 것을 정확하게 짚어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범한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누리고 있는 사소한 것들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깨닫

지 못하며 살고 있습니다.


걷고 뛰고 말하고 듣고 먹는 것은 건강한 사람들에겐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

니다.


저 또한 장애를 갖기 전에는 걷고 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생각지도 못했던 뇌출혈로 인해 장애인이 되고 나니 말하는 것, 손을 사용하는

것, 걷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닌 새로 배워야 하는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2004년에 발병 후에 꾸준한 재활치료로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걷는 건 많이 불

편합니다.


장애를 안고 살아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얼마나 복이 많은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건강하게 직장을 다니다가 2005년 4월에 이상한 현상을 발견합니다.


컴퓨터 화면 앞에만 앉으면 마치 햇볕에 심한 화상을 입은 것처럼 피부가 화끈거리는 현

상이 나타납니다. 처음엔 가끔 그러다가 결국 회사를 그만둘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고 맙

니다.


원인을 알 수 없어 병원에 가려고 해도 햇볕을 보면 온몸이 타는 것처럼 아파서 결국 제대

로된 진료를 포기하고 맙니다.


진찰받은 진단명은 '광선과민성 지루성 피부염'인데 이 병은 빛에 민감해서 모든 형태의

빛을 피해야 한다고 합니다.


컴퓨터도 할 수 없고, 스마트폰의 아주 적은 양의 불빛도 치명상을 줄 수 있어서 온 집안을

암막커튼으로 가리고 그저 캄캄한 곳에 누워서 라디오를 듣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

다고 합니다.


다행히 그녀에게는 사랑하는 남자, 피트가 있습니다. 그녀가 먼저 청혼을 했는데 기꺼이

그녀와 함께 하기로 한 남자.


결혼식을 하려고 해도 매번 빛 때문에 포기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늘 곁에 있는 피트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요리를 하고 밥을 먹고 사랑을 나누고...


보통 사람이라면 버티기 힘들 거란 생각이 듭니다.


책을 읽으면서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병을 극복하는 과정이

담겨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투병 생활은 현재진행형이더군요.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한 발을 내딛으면 다시 두 걸음 물러나야 하는 생활을 반복하는 저

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삶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살아내는 저자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가 주장하는 핵심은 개인의 선택이 신성하다는 것이었다. 똑같은 불치병에 걸린다

해도 각각의 개인은 다른 선택을 할 것이다. 어떤 이들은 마지막 숨을 내쉴 때까지 계속

살고 싶을 것이고, 또 어떤 사람들은 조금 더 일찍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 게다가, 실제로

그런 상황이 닥치면 그때까지의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145쪽)


나는 배웠다.

가장 숭고한 진실은 '고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역사 자체가 진귀하고 다채로운

고통으로 채워져 있으므로 '왜 하필 나지?' 라는 말은 바보나 하는 질문에 지나지 않는다.

그 대신 양식 있는 사람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아닐 이유가 어디 있어?" (254쪽)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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