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속아온 거짓말
수지 K 퀸 지음, 홍선영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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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모성애는 대체 어딨다는 거야?"라는 말은 제가 둘째를 낳고 나서 매순간 뱉어낸 말이었
습니다. 

아이를 무척 원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아이가 생기지 않아 걱정이었고, 정작 임신을 하고 나서는 
임신 초기에 의사선생님께서 유산의 기미가 보인다며 직장을 그만두라고 하셨습니다. 자꾸 하혈
을 하여 몇 달 동안 집에서 누워만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태어나고 힘든 줄 몰랐었는데 둘째
가 생기고나서 지옥문에 들어선 것 같았습니다. 

둘째가 낮과 밤이 바뀌어 밤에도 계속 깨어있었습니다. 낮에는 아들과 놀아주고 밤에는 계속 울
어대는 딸을 업고 재워야 했습니다. 

잘 자는 것 같아서 요에 내려놓으면 바로 깨어 울어댔습니다. 다음날 출근할 남편과 곤히 자고 
있는 아들이 깰까 봐 딸을 업고 밤새 거실을 걸어다녔습니다.  

밤에 잠을 잘 수 없어서 결국 친정으로 내려가 일주일 정도 쉬고  나서야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
습니다. 

친정이 바로 옆이라 부모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지인들을 보며 무척 부러워했던 기억이 납
니다.  

정신을 차리고 제가 사는 곳으로 올라온 후에는 본격적인 육아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두 살 터울인 아들과 딸이 번갈아가며 아픈 바람에 병원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남편과 저는 자주 얘기하곤 했지요. 누구라도 애를 둘 낳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결사반대하겠다
구요.  

하지만 그건 각자의 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주위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거나 아이가 
무척 순하다면 쌍둥이라도 이겨낼 수 있겠죠. 

엄마 혼자서 아이 두 명 이상을 돌본다는 건, 특히 아프거나 까다로운 아이들을 돌보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다 커서 웃으며 옛 이야기를 꺼낼 수 있지만, 만약 다시 25년 전 그때로 돌아
가서 아이를 키우라고 한다면 차라리 혼자 살겠다고 하겠습니다.    

아이를 잘 키워보겠다고 여러 권의 육아책도 읽었지만 현실과 이상은 전혀 달랐습니다. 

선배 엄마들은 후배 엄마들이 육아에 힘들어하면 많은 조언을 해주곤 합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엔 그 말이 맞다는 걸 알게 되지만, 정작 전투 육아를 하는 당시에는 그 말이 
모두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는 아이를 키우면서 주변에서 들었던 수많은 거짓말들을 자신의 육아경험과 함께 털어놓고 
있습니다. 

사실 저자의 육아 과정이 저와 비슷했기에 많은 공감을 하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이 많거나 아이가 순하다면 육아가 즐거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이 책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아마 대부분의 엄마들이 무척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겁니다. 

특히 내 아이가 유별나게 까탈스럽다고 느끼는 분들에게는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도무지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육아 지옥이 언젠가는 끝난다는 사실을,  
육아지옥 속에서도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이십 대가 되면, 아니 십 대만 되더라도 더 이상 엄마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옛 추억에 잠기고 싶은 사람들이 읽는다면 웃으며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힘들었던 그 시절이 행복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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