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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화염
변정욱 지음 / 마음서재 / 2020년 9월
평점 :
이 책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에 있었던 고 육영수 여사의 피습사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국민학교 6학년일 때 10.26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10.26 사건이 일어난 다음날 학교에 갔다가 담임선생님께 소식을 들은 우리반 여학생들은 모두
책상에 엎드려 펑펑 울었습니다.
아마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당시엔 대통령은 국민학교 아이들에게 우상이나 다름없었습니다.
1974년에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육영수 여사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좋은 평가를 하고 있
습니다.
그당시 육영수 여사를 저격해서 사형선고를 받았던 문세광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간
첩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니 문세광이 과연 북한이 보낸 간첩이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그날 있었던 사람들의 일들과 실명이 그대로 나와서 소설이라기 보다는 마치 그날의 일을 그대로
옮겨 놓은 다큐멘터리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유학 생활 중 강도에게 총탄을 맞고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되면서였다고 합니다.
당시 저자의 수술을 담당했던 주치의가 1974년 8월 15일, 육영수 여사의 수술에 참여했던 의사였고
그걸 계기로 저자가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을 영화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너무 많은 실존인물들이 연루되어 있고, 그날의 저격사건이 여전히 의문투성이었기에 시나리오가
완성되기까지는 7년이나 걸렸다고 합니다.
문세광이 일본에서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육영수 여사를 저격하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합창단으로
참가했던 무고한 여고생도 사망하게 된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을 보면서 과거나 현재나 정치권은 변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10 항쟁으로 대통령 선거가 직선제로 바뀌긴 했어도 여전히 정치인들은 바뀌지 않고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이십 대엔 정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사람들이 막상 정치판에 끼어들어가면 왜 다들 똑같아지
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는 책을 읽는 사람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소설로 생각하고 읽어
본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