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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코스트 블루스
장파트리크 망셰트 지음, 박나리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6월
평점 :
가만히 생각해보면 세상의 많은 것들에는 궁합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자와 남자 사이의 궁합, 친구 간의 궁합, 궁합이라고 하면 대체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좋고 싫음의 관계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는데, 저에게는 책과 사람 사이에
도 궁합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읽히고 저자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개미>를 20대에 읽었었는데 오랜만에
만나게 된 프랑스 소설은 생각보다 제 취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쪽을 조금 넘기는 책인데도 책장을 넘기기가 힘들었던 책입니다.
사실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평범한 회사의 간부 조르주 제르포는 19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한 차
에서 부상을 입은 남자를 발견합니다.
아주 조그마한 선의로 그 남자를 병원에 데려다주고 그대로 병원을 나섭니다.
하지만 그가 베풀었던 작은 선행은 그를 살인청부업자들에게 쫓기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가족과의 여행을 떠난 곳까지 그를 노리고 따라 온 두 명의 살인청부업자들.
살면서 누군가에게 특별히 나쁜 짓을 한 적이 없이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아온
조르주 제르포가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한 낯선 사람을 병원에 데려다줬다는
이유때문에 살해 위협을 받는다는 설정이 조금 황당하기도 했습니다.
남편이 휴가 여행에서 갑자기 사라졌는데도 남은 가족들이 어떻게 대처했는지에
대한 내용도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몇 줄의 신문기사를 통해 알려줄 뿐입니다.
저처럼 상상력이 부족한 독자에게는 아주 친절한 소설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세계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니 제
기준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저의 무능력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좋아하는 제게는 어렵고 재미없는 시간이어서 무척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