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 사용설명서

가정간편식 사용설명서 - 든든하고 간편한 한 끼에서 미슐랭 메뉴와 유명 맛집 요리까지
배성은 지음 / 라온북 / 2020년 6월

코로나19가 일상의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습니다. 

산책나갈 때 한 번도 끼고 나간 적이 없던 제가 밖에 나갈 땐 무조건 마스크를 챙기고 가방

에도 여분의 마스크를 넣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수도권에 갑자기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벌써 며칠째 집콕입니다. 

집에 있게 되면서 제일 불편한 것이 바로 세끼 밥이었습니다. 

그 전에는 애들이 기숙사에 있었기 때문에 제가 먹을 것만 신경쓰면 되었는데 아들과 딸이 

집에만 있으니 매끼 밥을 차리는 게 신경이 쓰였습니다. 

하지만 워낙 불량 엄마였던 터라 반찬은 반찬가게에서 사고, 새벽배송을 하는 업체에서 배

달받은 갈비탕과 동네 슈퍼에서 구입한 죽과 유일하게 할 줄 아는 미역국을 번갈아가며 매

끼 식사를 챙겨주고 있습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각종 탕과 국, 볶음밥 등을 해먹으면서 조금 미안한 게 사실이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매끼 반찬을 정성스럽게 만드는 여동생에 비하면, 전 애들의 영양을 못 

챙기는 엄마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저와 같은 불량주부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맛있는 나물을 만들기 위해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하고 만드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

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식품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저자가 간편식 제품을 광고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도 했지만 그건 아니었습니다. 

냉동, 냉장, 실온 등 보관 온도에 따라 가정간편식이 훌륭한 요리가 될 수도 있고,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가야 할 운명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습니다. 

가정간편식으로 균형있는 식단을 차릴 수도 있고 간편식에 들어간 각종 첨가물이 우리 몸

에 이로운지 해로운지도 알려주고 있어 그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트에서 간편식을 꺼내면서 뒷면의 원료나 첨가물을 살펴보긴 하지만 우리 몸에 어떤 영

향을 끼치는 것까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 책에서 좋았던 것은 식품첨가물에 대한 올바른 이해법을 알려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감미료나 발색제, 보존료, 착향료, 표백제 등 식품첨가물에 들어가는 재료들의 내용을 알

려주어 제품을 구매할 때 불필요한 첨가물이 가미된 제품을 골라낼 수 있어서 도움이 되

었습니다. 

유기농과 무농약, 친환경 표시가 있으면 무조건 좋을 거란 생각에 조금 비싸더라도 손이 

가곤 했었는데 이제는 정확한 구분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포장재 형태로 된 가정간편식 중엔 용기 그대로 가열이 가능한 것이 있는 반면, 반드시 그

릇에 덜어 데워 먹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포장재 형태로 렌지에 돌리거나 끓는 물에 데워먹곤 했는데 앞으론 

좀 더 세심하게 주의사항을 읽어보고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부에서는 가정간편식을 활용한 요리법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 <나를 위한 5첩 반

상(갈비탕 정식, 생선구이 백반, 돼지국밥 정식, 오겹구이상)>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자가 제시한 5첩 반상에는 모두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제품들을 바로 먹지 않고 물을 조금 더 넣는다거나 파와 마늘을 추가로 넣어 잡내를 없앤

다는 간단한 요리 팁이 들어있어 도움을 주었습니다. 

가정간편식에 대해 많은 오해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