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논리학 - 말과 글을 단련하는 10가지 논리 도구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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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1학년 때 선배들과 함께 가는 첫 MT에서 어떤 게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 팀으로 나뉘어 
한 명씩 나와서 제시된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MT에 갔던 친구들이 원을 둘러서 앉고 양 팀에서 한 명씩 나왔는데 하필 제가 선수로 뽑히게 되
었습니다.

상대팀은 우리 과 최고의 미인이라고 소문난 친구. 전 목소리 크고 말이 엄청나게 빠른 수다쟁이.

선배가 제시한 단어를 듣고 친구와 전 서로 공격하기 시작했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제가 이겼다
며 선배가 제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상대방 친구의 목소리가 워낙 작았고 반면 제 목소리는 컸기에 조금 떨어진 친구들은 제가 이겼다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작은 목소리로 제 주장에 논리적인 헛점이 있다는 걸 조목조목 따지고 들었습니
다.

그 때는 정신없이 소리지르며 친구에게 반대 의견을 냈었는데 MT를 다녀온 후 그 친구에게 그랬
습니다.

"사실은 네가 이긴 게임이었다"고.

지금도 횡설수설하는 건 마찬가지여서 애들과 의견 충돌이 있을 땐 마지막엔 엄마라는 이유로 억지
를 부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아이들은 제가 하지 말라고 하면 제게 이메일을 보내 왜 그 일을 하고 싶은지 설득하곤 했지요.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다니던 수영을 그만두고 싶다고 했을 때 제가 끝까지 다녔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아들이 제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수영을 그만두고 싶은 이유를 조목조목 나열했는데 너무 논리적이어서 제가 반박할 수가 없었습니
다.

아들의 이메일을 읽고 결국 이미 결제했던 수영 강습을 취소하고 환불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사람들을 말과 글을 통해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었습
니다. 

이 책은 유명한 철학자나 지도자들이 어떻게 사람들을 말과 글이라는 도구로 설득했는지 그 방법
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솔직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논리학보다는 심리학이 더 유용하게 쓰일 거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일상에 숨어있는 논리학이 무척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철학자였던 소크라테스가 광고를 만든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셰익스피어와 아리스토텔레스, 플
라톤, 쇼펜하우어, 베이컨, 파스칼 등 익히 들어본 학자들의 관점에서 바라본 논리학.

딱딱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적절한 예화와 학자들의 에피소드들이 있어서 괜찮았습니다.

특히 가추법과 가설연역법을 설명하기 위해 예를 든 5장의 <셜록 홈스의 추리 비법>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습니다.

<명탐정 코난>이나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늘 '작가가 천재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영국의 논리학자
이며 기호학자였던 찰스 샌더스 퍼스가 명탐정 홈스에 버금가는 추리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합
니다.

헛점이 없는 논리를 가지고 있다면 사람들을 설득하기가 훨씬 쉽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10가지 논리학을 익혀서 다음에는 아들과 딸에게 논리적인 주장을 펼쳐서 
이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 큰 애들 이기고 싶은 철없는 엄마의 작은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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