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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인, 아마조니언 되다 - 삼성, 아마존 모두를 경험한 한 남자의 생존 보고서
김태강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2월
평점 :
90년대 초에 대학을 졸업한 386세대들은 취업이 쉬웠습니다.
게다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전자계산학과 출신들은 원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회사에 들어갈 수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 당시 조그만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를 다니고 있던 대학 친구는 3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후 모아둔 돈을 들고 호주로 어학연수를 떠났습니다.
1년의 어학연수를 마치고 온 친구는 한국에 들어와 모토롤라와 LG에 지원해 두 곳 모두 합격했습
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민하던 친구에게 "그래도 외국계 기업이 좋지 않아?"라고 말했는
데 고민하던 친구는 결국 모토롤라를 선택하더군요.
하지만 몇 달 후 전화한 친구는 "할 일이 별로 없어. 정시에 퇴근하는데 너무 심심하다"라고 했었
죠.
호주에 가기 전에 다녔던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유지 보수하느라
늘 야근을 하기 일쑤였거든요.
늘 야근이 일상인 회사를 다니다가 정시에 퇴근하는 모토롤라가 익숙치 않았던 모양입니다. 하지
만 얼마 후 미국 본사로 발령받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미국으로 떠난 후 메일을 통해 친구와 소식을 주고 받았는데 원어민이 아닌 이상 프로그래머로 승
진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더군요.
프로그램 개발 능력이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회의를 하는데 언어가 늘 걸림돌이라고 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언어가 걸림돌이 아니라 삼성과 아마존, 두 회사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
습니다.
한국에서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기업 삼성과 미국에서 알아주는 회사 아마존을 다 경험하고 두
회사의 장단점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제일 인상깊었던 대목은 신입사원이 들어왔을 때 두 회사의 대처 방법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대부분 상사가 신입사원을 소개하고 환영회를 합니다. 특별한
일이 있어도 상사가 "집합"이라고 하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한국과 달리, 아마존에서는 각자의
사정에 따라 알아서 한다고 합니다.
아마존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일정을 볼 수 있는 캘린더가 있는데 상대방의 캘린더를 확인하고
빈 시간에 회의 요청 메일을 보내는 프로세스가 있어서 무척 편리하다고 합니다.
언제나 "함께"를 강조하는 한국의 직장 문화에서는 보기 어렵지만 아마존에서는 자신이 할 일
만 마치면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바로 퇴근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부러웠습니다.
아마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참고하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알려주기보다 저자가 아마존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아마
조니언으로서의 삶을 주관적인 느낌으로만 서술하고 있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