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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12월
평점 :
일본 추리소설 하면 떠오르는 작가는 히가시노 게이고입니다. 우연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첫 소설을
읽은 후에 한 마디로 뿅 가서 그의 팬이 되고 말았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보기도 하고 생일 선물은 무조건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사달라고 할 정도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주로 추리소설을 쓰긴 하지만 한동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가 있었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같은 감동적인 소설을 쓰기도 합니다.
<분신>은 그동안 읽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과 약간 결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 속의 두 주인공, 마리코와 후타바.
마리코는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엄마가 자신을 싫어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됩니다.
언제나 상냥하시던 엄마가 어느 순간 자신을 멀리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친구 엄마들이 "마리코는
누굴 닮은 걸까?"라고 했을 때 그 자리에서 엄마는 "엄마를 닮지 않아서 다행이지, 뭐"라고 웃어 넘
겼지만 부모님과 닮은 데가 없다는 걸 깨닫고 어쩌면 자신이 부모님의 친 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을 하게 됩니다.
호적엔 거짓을 올릴 수 없다는 담임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이 나서 시청에 가서 호적 등본 복사본을 받
아옵니다. 거기엔 분명히 자신이 "장녀"라고 표시되어 있어 그제야 안심을 하게 됩니다.
6학년이 되면서 자신을 대하는 엄마의 태도가 점점 서먹하다고 느끼게 되었는데 때마침 부모님은 집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하라고 권합니다.
기숙사에 들어가 같은 방에 있는 선배 언니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더니 방학이 되어 집에 가면 엄마가
다시 잘해주실 거라며 위로합니다.
방학이 되어 집으로 돌아온 날 엄마가 너무나 다정하게 대해주셔서 마리코는 안심을 하게 됩니다.
다시 기숙사로 돌아가고 겨울방학이 되어 돌아온 집, 여전히 엄마는 자상하게 마리코를 돌봐줍니다.
12월 29일 저녁 식사가 끝나고 엄마가 사과차를 끓여 내왔는데 잠시 후 잠이 쏟아집니다.
눈을 떠보니 눈이 쌓인 집 마당에 누워 있었고 곧이어 폭음이 울리고 집이 불 타고 있었습니다.
그 화재 사건으로 엄마가 돌아가십니다.
5년의 세월이 흐르고...
두 번째 여자 후타바 이야기.
엄마와 둘이 살고 있는 후타바.
후타바는 대학생이 된 후 밴드부 활동을 하면서 TV에 나가게 됩니다.
밴드 활동은 해도 TV에 나가거나 프로로 활동하는 것은 반대했던 엄마.
"내가 사람들 앞에 나서면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기는 거야?" (43쪽)
그 말에 엄마는 "그렇다면 포기할래?" 라고 물었지만 후타바는 포기할 수 없다고 하며 결국 대회에
나가 첫째 주 합격팀이 되고 그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엄마가 뺑소니 사고로 돌아가시게 됩니다.
방송 출연을 한 후에 학교에 간 후타바는 어떤 남자가 자신을 닮은 사진을 보여주며 친구들에게 자신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다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소설은 마리코와 후타바 두 소녀의 행적을 뒤쫓으며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두 소녀의 어
머니들의 죽음이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두 소녀의 탄생에 관한 비밀을 숨기기 위한 거란 사실이 드러나
면서 점점 흥미를 불러 일으킵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이었으나 책장이 술술 넘어가니 역시나 믿고 읽을 수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