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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뚫고 시가 내게로 왔다 - 소외된 영혼을 위한 해방의 노래, 라틴아메리카 문학 ㅣ 서가명강 시리즈 7
김현균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어둠을 뚫고 시가 내게로 왔다>라는 제목때문에 집어든 책입니다.
소설이나 에세이와 달리 <시>는 웬만해선 이해하거나 와닿지가 않아서 선택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1987년 대학 구내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를 만나기
전까지 <시는 어렵다>라는 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1980년 대에 나왔던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와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을 읽으며 <시는 짧으면서도 아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
습니다.
꽤 오랜 기간 <시>와 동떨어진 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교보문고에서 정재찬 교수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발견하고 구입해 읽은 후에 <시>에 대해 다시 호기심을 가
지게 되었습니다.
과연 라틴아메리카에서 시 문학은 어떤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까, 영미 문학과 달리
낯선 라틴아메리카의 시 문학이 궁금했습니다.
저자는 스페인어권 문학 전문가로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국내에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라틴아메리카의 위대한 시인들 중 4명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습
니다.
"시인들의 시인"이라고 불리우는 루벤 다리오, 유일하게 제가 이름을 알고 있는
파블로 네루다. 그의 시집도 한 권 있네요.
"나는 신이 아픈 날 태어났다"고 외친 시인, 세사르 바예호, 물리학자에서 시를
쓰게 된 니카노르 파라.
책에서 소개한 4명의 시인들 중 제일 마음에 들었던 시인은 <니카노르 파라>였
습니다.
그의 시들이 다른 세 명의 작가들의 시보다 직설적이어서 이해하기가 쉬웠던 점도
한몫 한 것 같습니다.
"시만 빼고 모든 게 다 시다!"
시의 개념을 무한대로 확장시켜버린다는데,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익숙한 영미문학 대신 낯선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접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라틴
아메리카 시인의 시집 대신 이 책을 먼저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시인들의 일대기와 그들의 삶과 시에 대해 소개하고 있어서 그들의 시를 이해하기에
조금은 더 쉬울 것 같아서 입니다.
강의실에 앉아서 저자의 목소리로 강의를 듣는 느낌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낯선 라틴아메리카 문학 중 <시>는 더 어렵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시>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 도전해봐도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