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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김치냉장고에 넣었다 - 꿈, 무의식, 그리고 정신분석 이야기
윤설 지음 / 새움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시체를 김치냉장고에 넣었다』는 제목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게다가 꿈과 무의식, 정신
분석 이야기라고 하니 제가 좋아하는 상담 심리 관련 내용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대부분 상담 심리에 관련된 내용의 책들은 심리학 이론과 상담을 받았던 사람들의 사례를 들어 글을
풀어가는데 이 책은 저자의 꿈과 저자가 정신분석을 받았던 내용, 무척 개인적인 내용을 써내려가고
있어서 심리학 관련 서적을 가볍게 읽어보려고 했던 사람들에겐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입니다.
하지만 저자와 비슷하게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들, 반복적으로 악몽을 꾸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
을 통해 정신분석을 받는 것이 어떻게 힘든 상황을 해결해 줄 수 있는지 어렴풋하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저자는 자신이 반복적으로 꾸는 꿈 속에 나오는 시체들이 의미하는 것을 알고 싶어서 정신분석을 받
게 됩니다.
정신분석가에게 상담을 받은 저자는 그것이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것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책 속에서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꿈속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누구나 내면에 상처받은
아이가 있으며 그 내면아이를 돌봐주면 그 아이가 스스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
다.
"인간은 요람에서 무덤에 가기까지 평생에 걸쳐 자기를 거울처럼 비춰줄 대상을 필요로 하고 있고,
그 대상이 없으면 마음의 병을 갖게 된다"는 하인즈 코헛의 말처럼 다른 사람의 말을 진심으로 들
어주는 것은 그 사람을 절망속에서 빠져나오게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 죽음이라는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는데, 그때 그 사람 옆
에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힘든 위기 상황을 이겨낼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
감하게 됩니다.
흔들리는 부모와 사는 아이들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부모는 두 가지 측면에서 자녀들에게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한다. 하나는 공감과 수용이라는 따뜻함이고, 다른 하나는 단호함과
일관성 같은 견고함이다. 부모가 울타리 역할을 잘해주면 성인이 되어 훨훨 자신의 삶을
살다가 한 번씩 힘들 때 다시 울타리 안에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다. (244쪽)
아이들이 힘들어할 때는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공감해주고 아이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려고 할 때
는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단호하고 일관성 있는 자세를 갖는 부모가 되는 것.
쉽지 않지만 모든 부모들이 바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누구나 내면에 상처받은 어린아이가 있는데 내 자식을 돌보기 전에 내면 속에 버려둔 그 아이를 돌보
는 것이 어쩌면 내 아이를 잘 돌볼 수 있는 첫걸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