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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이야기 ㅣ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박현아 옮김, 류충민 감수 / 더숲 / 2019년 8월
평점 :
난 식물과 유독 안 친하다. 특히 꽃.
매년 봄이 되면 동네 마트에서, 트럭에서 작은 화분들을 판매한다.
몇 천 원짜리 화분에 심어진 예쁜 꽃들을 보며 "이번엔 잘 키워보자" 다짐하며 화분을 사지만 한 달이
못 되어 꽃들은 시들어버린다.
내가 아는 지인 중에 목사님의 사모님이 계시는데 그 분은 다 죽어가던 화분들도 살려내시는 능력자
이시다.
사모님 말씀에 의하면 식물도 사람들처럼 애정을 쏟고 좋은 말을 들려주고 관심을 가져주면 쑥쑥 잘
자란단다.
하지만 사모님이 갖다주신 꽃 화분을 3개나 버린 후로 더 이상 화분을 구입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궁금했다.
도대체 식물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동물이나 인간들처럼 자유롭게 움직이지도 못하는 식물들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러던 차에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이야기》란 책 제목은 날 책 앞으로 끌어당길만큼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이 책의 장점은 식물에 대한 궁금한 점들을 제시하고 그 답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책을 엮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식물학 개론>이라며 식물에 관한 내용을 시대별로 나열했다면 무척 따분했을텐데 궁금한 점을 찾아
아무 곳이나 펼쳐 읽을 수 있어서 유익하다.
색깔로 벌과 등에를 유인해 꽃가루를 옮긴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등에는 노란색 꽃을, 벌은 보라색 꽃을 찾아간다고 한다.
나비는 유채꽃의 이파리에만 머문다고 한다.
공룡 트리케라톱스는 화초를 먹기 위해 진화했는데 속씨식물의 진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식물의
독성인 알칼로이드에 중독되어 멸종되었다고 한다.
공룡이 사라진 것은 빙하기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아주 여린 식믈때문에 멸종되었다고 하니
좀 의외란 생각이 들긴 했다.
책에서 던지고 있는 의문들이 꽤 흥미로운 게 많았다.
식믈에게도 혈액형이 있을까?
나무가 먼저인지, 풀이 먼저인지.
대나무가 나무와 풀 중 어느 쪽에 속하는지,
그동안 아무런 생각없이 지나쳤던 길가의 이름모를 꽃들과 식물들에게 한 번쯤 걸음을 멈추고 대화를
나눠보고 싶게 만들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