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워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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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저자 <릴리 프랭키>의 어머니의 삶, 어머니의 희생으로 살아온 저자의 자전소설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양권의 어머니들은 다 비슷한 건지,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의 엄마와 <도쿄 타워> 속 엄마
의 모습이 다르지 않습니다. 

오로지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의 모습. 
밖으로 떠도는 아버지, 이름뿐인 부부. 자식을 위해 끝까지 호적 정리를 하지 않은 어머니. 

50년 대 치고는 무척 나이 많은 신부였던 31살의 어머니와 27살의 아버지. 

그래서였을까, 아버지는 자꾸 밖으로만 돌아다니고 어머니는 결국 4살밖에 안 된 어린 아들을 데리고 
친정 형제들 곁으로 돌아옵니다. 

아버지를 닮아 미술쪽으로 진로를 결정한 나는 자취생활을 하면서 어머니가 힘들게 보내오는 돈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자꾸 수업을 빠지고 방탕한 생활을 이어갑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데 외할머니의 죽음과 외삼촌의 자살로 인해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는 나. 

그러던 차에 어머니의 갑상선 암 소식이 들려오고 수술이 잘 되어 이제 괜찮다고 안심하고 어머니와 
같이 살 집까지 마련했는데, 위암으로 전이된 엄마의 병. 
 
"아버지"란 단어보다 "엄마"란 단어가 주는 무게는 훨씬 더 큰 것 같습니다. 

열 달이란 시간을 엄마와 함께 살다가 세상 밖으로 나와서 그런 걸까요? 

저희 엄마를 생각하면서 전 "엄마처럼 자식한테 올인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애들에게 늘 "너희들 인생이니까 스스로 결정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져! 대학 졸업할 때까지는 
경제적인 문제는 해결해줄께. 장학금 받으면 그건 너희들 통장에 넣어줄께."라고 말하곤 했는데, 지금
은 그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소설 <도쿄타워> 속 어머니도 자식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합니다. 남편은 호적상 남편일 뿐 
늘 다른 여자와 살았습니다. 

어머니는 남편보다 하나뿐인 아들에 기댈 수 밖에 없었겠죠. 하나뿐인 아들이 잘 되기를 바라며 아들 
친구들까지 잘 대접합니다. 어머니가 없었더라면 아들 옆에는 좋은 사람들이 남아있지 않았을 겁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전 여자친구까지 찾아와 슬퍼할 정도였으니까요. 

"일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것보다 제대로 된 가정을 가지고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는 책 속 누군가의 말처럼 어머니는 아버지 없이 홀로 아들을 키우면서도 늘 아들을 위해 
온갖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소설 속 어머니의 삶은 비록 짧았지만 아들에게 크나큰 선물을 남겨두고 간 것 같습니다. 

아부지의 인생은 큼직하게 보였지만, 엄니의 인생은 열 여덟 살의 내가 보아도 어쩔 수 없이 아주 
작게 보였다. 그건 자신의 인생을 뚝 잘라 내게 나눠주었기 때문인 것이다. (p 192)

아무리 부모에게 효도를 했어도 언젠가는 분명 후회할 것이다. 아,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줄 것
을, 하고. (p 366)

이제껏 고생만 시키고 그저 받기만 하고 내내 걱정만 끼쳤던 것, 그 모든 것을 언젠가는 갚을 거라
고 생각하며 미뤄두었다. 그러다 결국 은혜를 갚기는커녕, 고맙다는 감사의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
한 채 엄니를 보내고 말았다. 
   희망사항이던 '언젠가'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다가오지 않지만, 몹시도 두려워하던 '언젠가'는 
돌연히 찾아왔다.
   '엄니, 고맙습니다.'
   편지로밖에는 말하지 못했다. 살아있을 때 말해 주었으면 엄니가 얼마나 좋아했을까……. (p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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