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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지혜 - 삶을 관통하는 돈에 대한 사유와 통찰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4월
평점 :
"돈"에도 지혜가 있을까?
"돈"을 노골적으로 원하면 어쩐지 돈에 집착하는 사람 같아서 되도록이면 돈에 초월한 척 하려고 한다.
"먹고 살만큼만 있으면 되지.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평소에 이렇게 말하곤 하지만 솔직히 어쩌다 한 번씩 로또를 사곤 한다.
매번 꽝이지만 '1등에 당첨되면 엄마와 형제들에게 1억씩 주고 나머진 노후자금해야지'라는 허황된 꿈을
꾸면서.
동생의 로또 철학은 또 이렇다.
"언니야, 당첨될 생각으로 일주일 기다리면 그 기간 동안 기분이 좋고, 안 된다고 해도 일주일에 천 원만
투자하는 거니 괜찮지 않아?"
평범한 사람인 나는 돈을 물건을 살 수 있는 것, 노후에 대한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철학자가 생각하는 "돈"은 꽤 많은 의미가 있고 돈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 또한 색달랐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돈의 지혜>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번 째는 돈을 갖는 것 자체가 지혜라는
의미, 두번 째는 돈에 의문을 가져보는 것이 지혜라는 의미라고 한다.
하!!!
글의 서두에서부터 "어렵다"는 생각이 들면서 머리가 무거워진다.
책은 총 세 PART로 나뉘어져 있다.
PART 1에서는 미국과 프랑스에서 생각하는 돈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로마 가톨릭 교회와 개신 교회에서는 돈을 어떻게 다른 의미로 해석하고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는데 프랑스와
미국의 사정이 꽤 다르다.
화폐에 찍힌 내용에 따라 국가별로 어떤 문화를 소중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달러에는 역대 대통령 초상화와 하늘(하느님에 대한 환기)이라는 두 가지 근거를 제시한다고 한다.
반면에 유럽은 공통화폐인 유로화를 진행하면서 결과적으로 집단소속감을 무시하고 기술적인 이익에만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내 생각엔 미국과 유럽이 뒤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작가가 내린 결론은 다른 것 같다.
목적으로서의 돈과 수단으로서의 돈을 딱 잘라 구분하는 게 쉽지 않단다.
어떤 영화의 여주인공이 한 말은 생각해봄직 하다.
"돈 자체는 중요하지 않아. 돈이 있다는 게 중요하지."
책의 앞 부분을 읽으면서 저자가 돈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읽어갈수록
돈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의 지혜는 '자유와 안전과 적당한 무관심'이라는 세 가지 덕의 조화로운 결합에 있다고 한다.
돈은 꼭 필요한만큼만 가지고 있으면 유익이 되지만 필요한 것 이상을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독이 되지 않나 싶다.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기도 하니 말이다.
돈은 내게는 여전히 어려운 숙제다.
참, 이 책은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서는 아니다.
돈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의미있겠지만 실용서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친구들에게 요령 있게 한턱을 내면서도 호의를 받아준 그들에게 오히려 고마워할 줄 아는 것이 지혜다. 선행의
정책은 근본적이면서도 단순해야 한다. 베풀었으면 그뿐, 보답을 기대하지 말 것, 선물의 가장 좋은 보상은 선
물 그 자체,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었다는 기쁨이다. (p 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