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사연들 - 내가 모르는 단어는 내가 모르는 세계다
백우진 지음 / 웨일북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국어를 모르는 자는 모국어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라고 독일 문호 괴테가 말했다고 합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모국어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외국어를 잘 할 수 없다"

영어를 쓰는 외국인만 만나면 괜히 주눅이 드는데, 사실 단어를 잘 몰라도 쉬운 영어 단어로 차분하게 
풀어서 말하면 굳이 어려운 영어 단어를 못해도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모국어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사실. 
특히 우리나라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기까지 한자는 양반들의 전유물이었고, 그러다보니 아직까지
도 한자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는 순수 한글, 시나브로(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는 일본어 같아서 처음엔 
정이 들지 않았었는데 자꾸 쓰다보니 무척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있지 않은 한국어의 특성과 낱말에 녹아든 한국 사회의 문화, 한국 
낱말의 유래, 낱말의 규칙과 변화에 대해서, 점점 없어져가는 낱말들을 재발견해보는 챕터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일본과 영어권에는 없는 '억울하다'란 낱말이 만들어진 이유가 사람들을 억울하게 만드는 제도와 문화
(일제강점기, 독재시대 등)때문이라는 주장엔 공감이 갔습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좀더 빨리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줄임말을 사용하는 사람들, 자음 또는 모음만 사용하
여 문자나 톡을 하는 요즘 상황을 보면 한편으론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많은 아름다운 단어들이 사라지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안타깝습니다. 

누구보다도 정확한 말을 써야 하는 기자들조차도 잘못된 단어를 쓴다고 하니 일반인들은 오죽할까 싶습
니다. 

저 또한 가끔 네이버에서 우리말 퀴즈를 풀어보곤 하는데 솔직히 한 번에 100점을 맞기가 힘들더군요. 

막연하게 '이런 단어엔 이런 뜻이 있다'라고 단정짓지 않고 단어가 지금 갖게 된 뜻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게 되었는지 살펴보고 있어 좋았습니다.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우리말에 어떤 것이 있는지, 그 말이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 단어가 탄생한 
배경과 사라진 단어엔 어떤 것이 있는지 등, 우리 말과 글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습
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