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새소설 1
배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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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이란 제목을 보고 오래 전 "순풍산부인과"란 제목의 TV 드라마가 떠올랐습니다.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미달이"라는 아역배우가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특별한 교훈을 알려준다기 보다 그저 시간 때우기 좋은, 머리가 복잡할 때 아무 생각없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쟝르가 시트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배우들의 엉뚱한 행동들때문에 그저 가볍게 웃고 즐길 수 있던  뭔가 웃긴 상황이 
그려진 책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 또한 아무 생각없이 술술 넘어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독자에게 어떤 교훈도 던져주지 
않는 그런 책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가볍지 않은 책입니다. 한편으론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의심이 들기
도 했습니다. 

전교 1등인 연아를 외국의 유명한 대학에 보내기 위해 방학 동안 기숙학원에 보내려고 하는 엄마라
니...

제 기준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학교 안에서 남녀학생이, 젊은 남녀 선생님이 거사를 치룬다니...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연아는 2학년에서 전교 1등을 하는 엄마 말을 잘 듣는 착실한 모범생입니다. 

하지만 방학동안 철원에 있는 기숙학원에 들어가서 공부하라는 엄마의 말에 화가 나 가출을 합니
다. 

서울대만 들어가면 그동안 투자한 시간과 노력을 다 보상받을 수 있다는 엄마의 말은 연아를 납득
시킬 수 없었습니다. 

엄마와 다투고 무작정 집을 뛰쳐 나왔지만 지갑도 못 챙기고 나온 탓에 가지고 있는 것은  스마트
폰도 없이 집에서 입던 옷과 만 원도 안 되는 현금. 

집을 나오기 전 엄마가 연아에게 김치를 집어던졌기 때문에 가까운 찜질방에 들어가 씻고 잠을 
청합니다.

한편 연아의 중학교 동창인 이웅은 아버지의 차를 몰래 끌고 나와 친구 김 혁과 바람 쐬러 가다가 
경찰의 검문을 받게 되자 무작정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도망치다가 도착하게 된 찜질방에서 잠들어있는 연아를 차에 태우고 갑니다. 
혁은 웅이 혹시나 연아에게 못된 행동을 할까 봐 걱정이 되어 다시 연아를 찜질방에 데려다 주자고 
합니다. 

아무리 피곤하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등에 업혀 가는데 한 번도 잠이 깨지 않는다는 것이 조금 
납득이 되지 않긴 했습니다.

민준은 2학년 학생회장. 학교에서 제일 예쁘기로 유명한 3학년 선배가 한 남자와 모텔로 들어가는 
걸 발견합니다. 
민준은 선배를 도와주겠다는 생각으로 치킨배달원으로 가장해 모텔로 들어갑니다. 

처음엔 선배를 설득해 데리고 나올 생각이었지만 남자가 3학년 선배를 강제로 성폭행하려는 걸 
막으려다 남자가 기절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남자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학교 뒷산에 묻기로 하죠. 

연아는 기숙학원에 가지 않고 자퇴를 하겠다며 학교에 갔다가 화장실에서 담배를 발견하고 호기심에 
담배를 피우다가 학생주임 선생님에게 걸리고 맙니다. 

선생님을 피해 달아나다가 치마가 찢겨지고 뒷산에 올라갔다가 쓰러져있는 남자의 바지를 벗겨서 
집으로 옵니다. 

가출과 반항, 일탈, 청소년기에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정작 시도해보지는 못했던 일들이 
연아와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로 그려져 있습니다. 
 
연아는 엄마를 보며 생각했다. 엄마도 나처럼 어쩔 수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엄마 역시 나처럼 
살기 싫어 울어본 적이 있었을까? 그러던 와중에 어쩌다 보니 자신과 똑 닮은 나를 낳고, 당신의 삶을 
나에게 따라놓은 걸까? 한 방울도 남김없이 말이다. 엄마는 이 모든 게 나를 위해서라고 했지만, 연아
는 여전히 그 말에 납득할 수 없었다. 나를 화신으로 삼아 대리만족을 느낌으로써 자신의 삶을 사는 
처지가 되어버렸을 엄마에게, 연아는 거부할 수 없는 애정을 느꼈다.(p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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