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철학이야 이것은!

E=mc2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민희 옮김 / 생각의나무 / 2001년 3월

재작년인가 한 번 읽었는데 다시 읽어도 역시 멋진 책입니다. 물리학에 대해서는 완전 깡통이 저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책값은 충분히 했다고 봐야겠죠. E=mc2 위인전에 등장하는 그 어떤 인물보다 많이 들었을 법한 공식이지만 사실 제대로 설명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물론 학교에서도 가르치지 않습니다. 정확히 아는 선생이 없기 때문이죠. E는 에너지고 m은 질량이고 c는 빛의 속도인데 그것들이 등호를 가운데 두고 마주 보고 서있는 이 공식이 도대체 어떻다는 건지 저로서는 알 길이 막막하기만 했습니다만 이 책은 명쾌히 설명해주는 군요.

책을 읽은 결과 이 공식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질량을 가진 물체가 빛의 속도에 근접해갈수록 막대한 에너지가 발생한다!' 정도가 되겠네요. 빛은 전기와 자기가 서로의 힘을 등에 업고 파동하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어떤 물체도 빛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습니다. 우주선을 타고 날아가는 빛을 쫓아가면서 그것을 추월하려고 해도 빛은 또 그만큼의 전기나 자기를 발생시키면서 전진하기 때문에 우주선은 결국 영원히 빛을 쫓아갈 수 없는 거지요. 이렇게 설명하니 얼른 이해가 되지 않으시죠? 그 부분은 저로서도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아마 그 부분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가 봐요.

그래서 이 책의 저자인 보더니스도 절대온도를 예로 들어 설명하더군요. 온도란 물체 속의 분자의 운동가 얼마나 운동하느냐에 따라서 올라갔다 내렸갔다 한답니다. 분자가 활발하게 움직이면 온도가 높은 것이고, 상대적으로 덜 움직이면 온도가 낮은 것이지요. 그런데 분자가 꼼짝도 않고 움직이지 않을 때도 있다고 합니다. 그게 영하 273도, 바로 절대온도라는 것이지요. 숫자만 하나 더 내리면 영하 274가 되지만 물리적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빛의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없는 것도 비슷한 예라고 보더니만은 설명합니다. 공부 많이 하신 분은 좀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세요.

어쨌든 기술이 발달하면 우주선의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빛의 속도의 근접할 수는 있겠지요.(따라잡을 수는 없겠지만). 그런데 빛을 따라잡으려고 해도 잡을 수 없어 화가 난 조종사가 열이 받아 엔진에 계속 연료를 주입하면? 속도는 더 이상 빨라지지 않고 엔진에 들어간 연료는 어떻게든 분출되어야 하고. 이 때 우주선의 질량이 늘어납니다. 이건 유사한 실험을 통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하네요. 즉 우주선의 에너지의 넘쳐난 에너지는 우주선의 질량으로 표출됩니다. 물론 빛의 속도에 가까이 가야만 그 효과가 드러나겠죠. 이게 바로 E=mc2입니다. (제가 책을 제대로 읽었다면 말이죠)

E는 우주선의 엔진에서 나오는 에너지 m은 우주선의 질량 c는 우주선의 속도 뭐야, 별거 아니잖아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문제는 에너지가 질량으로 변화되는 게 아니라, 질량이 에너지로 변환되는 것이 있다는 것이죠. 질량을 가진 물체가 빛의 속도에 가까이 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 에너지로 변화되는데 그게 장난이 아니라는 말씀이죠. c에 붙은 제곱근때문인데요. 이것을 이용해 원자폭탄이 만들어진 겁니다. 우라늄의 원자 속에 들어있는 중성자와 양성자가 서로 반응을 일으켜 폭발! 음 그렇게 따지면 세상 모든 물체가 다 폭탄이죠!

E=mc2은 또 우주의 나이와 너비까지 측정하게 만듭니다. 태양이 헬륨과 수소로 구성되어있다는 것을 알고 난 뒤 지구로 날아오는 태양빛의 양을 측정하면 태양의 나이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우주의 나이도. 대단하지 않습니까? 남들 다 아는 사실인데 뭔 호들갑이냐 하시겠지만 물리학에 정말 깡통이 저로서는 무한한 감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와 비슷한 물리학 깡통들은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어떤 책은 이것 안 읽고 죽으면 정말 원통할 뻔 했다싶은 것들이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