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하드보일드가 이런 소설을 두고 하는 말이구나 싶습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조합된 코난 도일이나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이 뒤끝 없는 깔끔한 맛을 전해준다면 해미트의 소설은 통째로 튀겨놓은 통닭같습니다. 한 마디로 터프, 그 자체입니다. 일단 저질러 놓고 본다, 주인공인 스페이드가 뭐 이 정도로 막가자는 인물은 아니지만 어쨌든 홈즈처럼 생각은 깊이, 행동은 경쾌하게, 실수는 never! 이런 인물은 아닌 게 사실입니다. 대충 생각해보고 일단 부딪혀보고 그러다 문제가 생기면 임기응변을 발휘하고 이게 스페이드의 스타일입니다. 데이빗 핀처의 seven이나 커티스 핸슨의 L.A confidential 이 계속 떠오릅니다. 당분간은 하드보일드 소설에 빠져들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