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번역이다. 내가 원어로 된 소설을 제대로 읽을 능력이 없으니 정확히는 원래 소설이 어처구니가 없는지, 번역본이 어처구니가 없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70년대 싸구려 문고판에서 볼 수 있음직한 어투가 모든 페이지마다 죽창 든 원주민처럼 기다리다 내 눈이 지나갈 때마다 쿡쿡 지른다. 이 무슨 말인가 깊게는 생각하지 마시라. 한 마디로 번역이 튄다는 뜻이다. 번역하신 이상옥이라는 분은 영국 서섹스 대학에서 수학하고, 뉴욕 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셨다는데, 그래서 영어공부는 많이 하신 것 같지만 한글은 영 아니올시다,이다. 부적절한 단어의 선택하며, 성격에 걸맞지 않는 대화체하며,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없다. 덕분에 아무 죄 없는 조셉 콘래드만 미워하게 됐다. 꼬우면 배워서 영어로 읽어라, 뭐 이런 식이다. 아무튼 자신의 인내력을 시험해보고 싶은 분은 이 책에 도전해 보세요. 그리고 이 말은 꼭 해야겠다. '민음사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