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둑
김소진 지음 / 강 / 1996년 3월
평점 :
품절


단편을 묶은 소설집이지만 이야기들의 주제는 한결같이 '아버지'다. 60년생인 작가가 철원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이 소설 속에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그 어린 시절 속에 김소진과 아버지가 서로 등을 돌리고 서 있다. 둘의 관계는 설핏 보기에는 소통 불가. 그러나 이런 류의 소설이 대부분 그렇듯 아들이 아버지를 깨달음으로써 둘의 관계는 회복된다. 김소진이 바라보는 '아버지'는 전통적인 가부장의 모습도, 가족과 살가운 정을 나누는 요즘의 아버지 모습도 아니다. 아들이 보는 앞에서도 야비한 짓을 서슴지 않는, 그래서 우리가 떠올리는 아버지라는 이름에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다.

이런 인물을 소설 속의 주인공은 어린 나이에 일찌감치 용서해준다. 어차피 아버지도 사람이니까. 소설 속의 '아버지'는 아마도 김소진의 실제 아버지가 직,간접적으로 투영되었을 것이다. 그 아버지는 결국 작가가 스스로 극복해내야 할 '아버지 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소설은 왠지 구닥다리 냄새가 난다. 질퍽한 시골의 모습은 그것이 생생히 묘사되면 묘사될수록 지겹다. 아, 뭐, 새로운 건 없을까? 맨날 이런 이야기만 해야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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